추석 즈음 시장에서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09-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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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추석_즈음_시장에서.jpg | 조회수 | 2,713 |
추석 즈음 시장에서
엄마 손맛, 엄마 미소 김명순 사장님 ‘명절 때 매출이 많이 오르냐’고 묻자 중앙시장에서 11년 째 전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명순 씨는 손사레를 친다. 요즘은 명절 음식을 시장에서 사먹는 사람들이 많단다. 다만 예전처럼 식구가 많은 집이 드물어 사가더라도 한 끼 분량으로 단촐하게 사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통시장을 애용하는 단골 어르신들이 계시지만 기력이 쇠하신 탓인지 어느 날부턴가 잘 보이시지 않는 일도 더러 생긴다. 요즘엔 대형마트에 반찬집이며 전집이 입점하는 경우가 많다. 주차도 어렵고 대형마트에 비해 멀끔하지 않으니, 사람들이 마트로 몰려가는 이유도 알만하지만 자꾸만 줄어드는 매출에 김명순 씨는 영 마음이 쓰인다. 채소 값이 많이 올랐어도 판매하는 음식 가격을 올릴 순 없다. 손해를 보면서 파는 일도 종종 생긴다. 덥고 습한 요즘 같은 날씨엔 아침에 정성스레 부쳐놓은 음식이 금세 상해버리기도 한다. 이래저래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단골손님들의 ‘맛있다’ 한 마디에 기운이 솟는다며 김명순 씨는 미소를 지었다. 달콤한 정성을 팝니다. 김경태 사장님 과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경태 씨는 시세를 묻는 질문에 과일 가격은 당도로 결정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올 추석은 장마가 길었기 때문에 당도가 떨어지는 과일들도 많이 나올 것이고 상대적으로 당도가 높은 고품질의 과일들은 적게 출하되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명절 대목장이 서면 김경태 씨는 아침 여섯시에 출근을 해서 어두컴컴해지도록 종일 분주하다. 아무래도 남들처럼 성묘가고 차례 지내기가 어렵다.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여유롭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열심히 일하면 그만큼 보람도 있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늦여름 땡볕이 따갑게 내리쬐고, 과일 단내가 훅 끼친다. 모진 비바람도 꿋꿋이 이겨낸 상품들이다. 목청 높여 손님을 부르는 김경태 씨의 모습이 무척이나 활기차보였다.
글 황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