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공간이 내게로 오다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0-1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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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문아리공간.jpg | 조회수 | 2,458 |
오래된 공간이 내게로 오다 - 문아리 5·3 ‘우리는 늘 놀고 싶다’ ![]() 학성동 소재 옛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과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이하 ‘구 법원’) 건물이 본래의 역할을 수행한 건 지난 2012년 5월까지다. 신기하게도 건물은 오가는 이가 없으면 금세 허물어진다. 무실동 이전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구 법원은 그야말로 폐허로 변했다. 지난 10월, 구 법원에 오랜만에 다시 불이 켜졌다. ‘문아리공간5.3 – 우리는 늘 놀고 싶다’ 현장으로 함께 떠나보자. ![]() 역사의 뒤안길에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학성동 언덕에 주춧돌을 세운 1970년 이래,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구 법원은 원주시의 상징적 장소였다. 건물 노후와 협소한 주차장 등을 이유로 지난 2012년 5월, 원주지청은 지난 2013년 4월 무실동 신청사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구 법원 이전은 학성동 주민에게는 큰 악재였다. 이른바 ‘법조타운’으로 불리던 지역이었다. 법원 주변의 변호사, 법무사 사무실도 줄줄이 무실동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여기저기 공실이 생겼고, 당연한 절차로 건물주와 상인들은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언론에서는 이를 ‘지역공동화 현상’이라고 불렀다. 권위의 상징에서 지역의 골칫거리로 전락한지 올해로 벌써 8년째를 맞이했다. 새로운 놀이의 공간으로 원주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가 기획한 ‘문아리공간 5.3 - 우리는 늘 놀고 싶다’는 작년에 이어 올해 구 법원을 전시공간으로 선택했다. 낡고 오래된 공간에 대한 창의문화도시지원센터의 의지는 확고하다. 2018년에는 원주여자고등학교 진달래관에서, 지난해와 올해는 구 법원이 문아리공간 프로젝트의 무대가 되었다.
전반적으로 원주에 유휴공간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예요. 원주역도 폐역이 될 예정이고요. 그중에서 우리가 활용 가능한 공간을 찾았고요. 시청과 법원이 무실동으로 옮겨가면서 학성동 같은 경우 많이 낙후되었잖아요. 현재 도시재생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에요. 도시재생의 취지와 연계해서 진행해보려고 이 곳을 선정하게 됐습니다. 유휴공간이 있으면 근처 주민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피해가 가는 거잖아요. 문화적인 부분에서도 그런 불이익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양한 공간에서 시도를 하고자 했고요. 일례로 지난 6월에 ‘캠프롱’이 열렸을 때 우리가 들어갔었어요. 거기서도 시민 전시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어요. ![]() interview 2 시민 도슨트 권애란 Q. 시민 도슨트로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에게 원주는 타향이에요. 그래도 원주가 참 좋아요. ‘그림책도시 이담’에서 도슨트 활동가 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실습과정 중입니다. 벌써 2018년부터 참여했으니까 올해로 벌써 도슨트 3년차네요. 여기 머릿돌에 보니까 1975년에 오픈한 걸로 되어있더라고요. 제가 아주 어릴 때인데 그 때의 흔적들이 남아 있잖아요. 그런 걸 보면서 좀 색달랐죠. 역사 속으로 잠깐 들어왔다고 할 수 있겠죠. 거의 45년 전이잖아요. 여기에 당시에 썼던 손글씨가 있어요. 묘한 느낌이 들어요. 이 건물뿐만 아니라 원주에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요. 저는 혁신도시 주민인데요. 신축건물이 거주지에 많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개발논리에 밀려서 오래된 건물이 철거된다고 생각하면 슬프죠. 최신식 건물만 우리 마을에 가득 있다는 게 상상이 안 돼요. 보존을 잘해서 그런 건물 속에서 모든 사람이 좋은 걸 같이 나눌 수 있는 매개로 사용되길 바라요. 우리가 자연 속에서 바람이 볼을 스치면 좋잖아요. 비슷한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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