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노인소비자생활협동조합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8-0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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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15302570184c27f7def964c323a3f4674e176b4260.png | 조회수 | 8,073 |
협동은 건강한 노년을 만든다 협동조합의 도시 원주에는 전국에서 유일한 생협이 하나 있다. 원주노인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원주노인생협)이 바로 그곳. 만 12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300명의 조합원은 1,600여명으로, 3,000만원의 출자금은 1억원으로 늘어났다. 그 사이 원주노인생협은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창립 이후 보건복지부 지원사업에 선정돼 ‘은빛택배’·‘대리운전’ 등의 사업을 진행했으며, 독거노인의 생일을 챙기거나 불우이웃 급식을 실시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다. “노년에는 경제고(經濟苦)·병약고(病弱苦)·무위고(無爲苦, 할 일 없음)·고독고(孤獨苦)의 네 가지 괴로움으로 고통 받습니다. 원주노인생협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범하게 된 거죠.” 원주노인생협 최종남 사무국장은 노인 스스로 소비생활을 영위하고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노인 일자리를 확보하고, 노인들이 서로 교류·협력하며, 재능기부 등 스스로 계발하며 취미활동을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활동을 하려하든 당사자에게 경제력이 필요하다 보니 원주노인생협에서는 일자리 확보가 가장 중심적 과제로 다뤄지고 있단다. 만 12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300명의 조합원은 1,600여명으로, 3,000만원의 출자금은 1억원으로 늘어났다. 그 사이 원주노인생협은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창립 이후 보건복지부 지원사업에 선정돼 ‘은빛택배’·‘대리운전’ 등의 사업을 진행했으며, 독거노인의 생일을 챙기거나 불우이웃 급식을 실시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사회적기업 인증도 받았다. 2017년 말 기준 원주노인생협을 통해 일을 하고 있는 노인 조합원은 107명. 매해 100개 내외의 일자리가 창출되는데 원주시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클린콜’, 강원도교육청과 협약을 맺은 ‘깨끗한 학교 만들기’가 양대 사업으로 꼽힌다. ‘클린콜’은 관내 25개 읍면동에서 뒷골목을 청소하고 무단 투기된 대형폐기물을 수거하는 환경미화 사업이며, ‘깨끗한 학교 만들기’는 학교 등 공공기관을 깨끗이 청소하는 위생관리 사업이다. 이밖에도 현재 원주노인생협은 보건복지부 시니어 인턴십 지정운영기관으로 소규모 사업장의 노인 고용을 촉진하고 있다. 어려운 점도 많다. 건강한 우리 먹거리를 공급하고 수익을 노인 일자리 사업에 환원하기 위한 원주노인생협 직영식당 ‘만남의 집’ 역시 좋은 사례로 손꼽혔지만, 아쉽게도 경영난으로 2017년 5월 문을 닫았다. 관리비로 들어오는 수익 대부분을 운영 및 조합원 케어에 사용하다 보니 원주노인생협의 직원들은 차상위계층 수준의 급여를 받고 일을 하고 있을 정도다. 정부의 정책에도 아쉬운 점이 많다. 최 사무국장은 노인 일자리에 대한 정부의 시각을 지적한다. “노인 일자리는 노동이 아니라 복지의 영역에서 다루어져요. 실제로 관련 사업이 보건복지부 관할이기도 합니다. 노인을 ‘복지 대상자’로 여기다 보니 활용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노동의 질이 젊은이보다 다소 떨어지더라도 노인은 경험과 여유, 비교적 낮은 임금으로 당당히 경제 주체가 될 수 있어요.” 또 고령 노동자들의 특성에 따른 유연한 정책 접근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직고용제, 정규직화는 필요한 일이지만 노동의 질과 양에 대한 필요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괄적으로 정해진 노동 시간과 임금을 적용해야만 한다면, 적게 일하고 적게 버는 것이 더 적합한 고령 노동자들을 간과하는 결과가 되는 거죠. 마찬가지로 호혜균등의 원칙에 따라 교직원과 같은 정년(停年)이 생기면, 지금 건강하게 일하고 있는 고령의 노동자들은 더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집니다.” 노인은 어느 연령대를 일컫는 말일까. “정책 현실이나 법률, 보험 등에서 노인의 기준이 달라 몇 살부터 노인이라고 단언하기는 복잡합니다.”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노인을 규정하는 기준 나이는 만 65세다. 1889년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노령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65세를 기준으로 정한 이래로 미국이나 UN에서도 이를 받아들였고, 국제적인 기준처럼 통용되기 시작한 데에서 유래한다. 우리나라도 반세기 전인 1964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며 이를 받아들였다. 사회적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여론에 노인 연령 기준을 상향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노인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 최 사무국장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언급했다. 아침엔 네 발, 점심엔 두 발, 저녁엔 세 발로 걷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유명한 이야기 말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삶의 주기가 있지요. 유년 시절인 찰나의 오전, 활기찬 낮이 지나고 나면 곧 황혼이 오죠. 사실 저녁이 가장 길어요. 잠들기 전까지는 다 저녁이니까요.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를 인생이라고 본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삶일까요? 노년은 삶의 여분이 아니라, 그 자체가 삶의 목적일 수 있습니다. 청춘이 몰아친 후 저녁이 아름다워야, 노년을 잘 보내야 정말 아름다운 삶인 거죠.” 원주노인생협의 미래는 어떨까. 최 사무국장은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원주노인생협 활동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또 수요자의 관점에서 노인이 당당한 경제·문화주체가 되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최 사무국장은 궁극적으로는 ‘노인 수련원’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인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신체적·정신적으로 준비가 필요한 일입니다. 당연히 맞이해야 하는 삶의 스테이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배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원주 원도심의 문화유산인 옛 극장을 리모델링해 ‘실버극장’으로 운영하는 내용도 있다. 노인들이 일을 하고, 여가를 보내고, 관계도 쌓는 노인 문화 공간이 구현된다면 조합원뿐 아니라 시민 모두에게 유익한 일일 것이다. 최 사무국장은 궁극적으로는 ‘노인 수련원’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인다. “노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신체적·정신적으로 준비가 필요한 일입니다. 당연히 맞이해야 하는 삶의 스테이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배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글 이새보미야 사진 원춘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