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고의 문학상 인 부커상과 영국 최 고 영예지도자상인 커맨더(CBE) 훈장 을 받은 안토니아 수 잔 바이어트(A. S. Byatt)가 2017년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토지문화재단에 따르면 2017 박경리문학상 심사 위원회(심사위원장: 김우창)는 영미권·유럽·아시 아·아프리카 등 전 세계 작가를 대상으로 139명의 후보자를 검토, 2017년 제7회 수상 후보자로 영국 의 안토니아 수잔 바이어트를 선정했고 박경리문학 상위원회가 이를 확정했다. 바이어트는 1972년부 터 런던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영미문학을 강 의했고, 뛰어난 비평가로 활동하다 1983년 대학 을 떠나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바이어트는 매 혹적이고 복잡한 캐릭터는 물론 문학과 상징이 담 긴 사회적 사실주의와 결합된 줄거리를 창조해내는 능수능란한 이야기꾼이라는 평을 받는다. 바이어트 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며 ‘한 편의 로망스’ 라는 부제가 붙은 「소유」는 현대의 두 젊은 학자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두 남녀 시인의 로맨스를 추 적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소유」는 문학적 미 스터리에 관한 묵직하고 복잡한 이야기가 ‘발견’을 향한 정서의 항해로 이어지는 가운데 빅토리아 시 대에 대한 비평, 가슴 저미도록 감동적인 사랑 이야 기, 그리고 현대 전기 산업(Biography Industry) 에 대한 풍자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1990년 부커상을 수상했다.
박경리문학상 시상식은 2017 원주박경리문학제 기간(10월13일-11월05일, 주말)인 10월 28일 토 요일 오후 4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렸다. 시각디자이 너 안상수 교수가 디자인한 박경리문학상 상장과 수상금 1억원이 수여됐다. 박경리문학상은 강원도· 원주시·금호아시아나·마로니에북스·㈜미림씨스 콘·㈜스펙스·연세대학교가 후원한다.
박경리문학상은 강원도와 원주시의 후원으로 토지 문화재단이 2011년 제정한 문학상이다. ‘문학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세계 문학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이 시대의 가장 작가다운 작가’에게 주어지는 세계 작가상이기도 하다. 1회(2011)는 대한민국 최인 훈, 2회(2012) 러시아 루드밀라 울리츠카야, 3회 (2013) 미국 메릴린 로빈슨, 4회(2014) 독일 베른 하르트 슐링크, 5회(2015) 이스라엘 아모스 오즈 작가, 6회(2016) 케냐 응구기 와 시옹오 작가가 수상했다.
한편 지난 10월 28일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수상 작가가 병환으로 오지 못해 마틴 프라이어(Martin Fryer)주한 영국문화원장이 대 리 수상했다. 마틴 프라이어는 영국 작가가 박경리 문학상을 수상하는 것에 대해 “한국에서 가장 중요 한 문학상인 박경리문학상을 수상하는 영국의 첫 작가가 된 것은 영국 문단의 크나큰 영광이며, 이번 수상을 통해 20세기와 21세기 영국 문화에 큰 기 여를 한 바이어트 작가를 한국에 알리고, 한국의 독 자들이 바이어트의 작품이 지니는 묘미를 확인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기뻐했다. 바이어트 작가는 한국 방문을 원하였으나 오지 못 한 아쉬움을 담아 보낸 수상 소감 영상에서 “글을 쓰는 일이란 불완전하고도 속임수에 능한 예술 형 식입니다. 글쓰기는 일상의 담론으로 슬그머니 들 어갔다가 빠져나오곤 하지요. 이는 진실을 시도하 는 동시에 즐겨 거짓말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또한 수프 조리법처럼 명료할 수도 있지만 셰익스 피어의 소네트처럼 복잡할 수도 있습니다. 글쓰기 작업이란 무언인가를 이해하려는 시도인 동시에, 소설가의 입장에서 보면 속이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지요.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그만큼 성공적인 속 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연애편지나 신문기사를 쓰는 사람이든 작가든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인 동시에 거짓말쟁이이기도 합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진실은 거짓을 드러내기도 하고 거짓은 진실을 드 러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말을 사용하되, 말에 대한 말을 생각하게 되고, 다시 그 말에 대한 새로운 말을 놓고 생각을 거듭 이어갈 수 있지요. (중략) 언어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잘 알기 위해 글 을 쓰며, 그와 함께 또한 인간의 생각-영국인의 생 각, 유럽인의 생각-의 본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잘알기 위해 글을 씁니다. 한국인의 생각은 제가 모 르는 것이기 때문에 저에게 그만큼 더 매혹적인 것 이지요, 정치적으로든 종교적으로든 페미니즘적으 로든 강한 신념을 지닌 작가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그런 이유 때문에 글을 쓰지는 않습니다. 비록 그것 에 대해 제 나름대로 신경을 쓰지만 말입니다. 저는 언어를 사랑하기 때문에 양타자 직조공이 양탄자를 직조하듯 글을 씁니다”라고 전했다.
바이어트 작가는 건강이 나아지면 한국을 방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하였지만 당분간 해외여행이 불가능하여, 토지문화재단 권오범 사무국장이 박경 리문학상 상장을 11월 13일 영국 런던에 있는 바 이어트 작가의 자택에서 수상작가에게 직접 전 할 예정이다.
글 원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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