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19호선 위에서 새 길을 찾다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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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20170928_111548.png | 조회수 | 9,445 |
사업가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그는 한때 경기도 성남에서 잘 나가는 사업가였다. 하지만 사업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쫓기듯 원주로 왔다. 중학생인 아들이 축구선수를 희망해 당시 축구부가 있던 육민관중학교에 입학했다. 아들의 영향 때문인지 딸도 축구를 했다. 한때 잘나가는 프로축구 선수로 활동도 했다. 그렇게 자리를 잡은 원주에서 시작한 인생 2막이 환경미화원이다. “천직으로 알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있어요. 사업이 부도났을 때는 솔직히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걸 버티고 일어섰으니까 더 이상 후회는 없지요. 아이들도 잘 커줘서 고맙기만 하고요.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아 그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그때는 회사에 밉보이면 일하는 장소가 수시로 바뀌기도 하고, 사소한 일로 트집 잡아 괴롭혀서 정말 힘들었어요. 오죽했으면 직원들이 데모를 하고 노조를 만들고 그랬겠어요. 지금은 일하는 장소도 집 근처로 배려해주고 여러모로 좋아졌어요. 복지차원에서도 말입니다. 그게 감사하죠.”
“제가 맡고 있는 구간에는 과속 단속카메라가 없어요. 새벽에는 차들이 엄청 빨리 달립니다. 이 구간에도 과속을 하지 못하도록 2개 정도 단속카메라는 필요한 것 같아요. 예전에 비해 차량도 늘었고 길도 더 넓어졌으니까요. 민원을 제기해야 단속카메라를 설치할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한두 번도 아니고 어떻게 매일 민원을 제기해요. 로드 킬 당하는 동물들도 꽤 있는데 원주시에서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어요. 학교도 있으니까 단속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폭염·한파와의 전쟁 길 위에서 생활하는 만큼 여름에는 폭염이, 겨울에는 한파가 가장 힘들다고 고백한다. 더욱이 올 여름에는 비가 많이 와 더 고생을 했다. “더우면 더운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는데 비가 내리면 우의를 입어야하니까 두 배로 더운 것 같아요. 차라리 우의를 입지 않고 일하면 좋겠는데 그렇게도 못하고 아주 죽을 맛이죠 뭐. 그나마 겨울에는 옷을 두껍게 입으면 그럭저럭 버틸 수 있어요. 겨울보다는 여름이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주위에서 물도 챙겨주고, 가끔이긴 하지만 지나가는 분들이 길을 물어보면서 시원한 음료를 건넬 때도 있어요. 그때는 정말 힘이 나요.” 하루 종일 혼자 있으면 심심하지 않냐는 물음에 그는 “라디오가 있어서 심심한지 모르겠어요. 한쪽 귀로 이어폰을 끼고 여성시대부터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많거든요. 뉴스도 거의 빠지지 않고 들으니까 세상 돌아가는 것도 많이 알게되고 말입니다. 사람들이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위험하지 않냐고 물어보는데 한쪽으로만 들어서 생각만큼 위험하지는 않아요.” 어려운 이웃 걱정하는 30년 낚시광 그는 운전자들이 쓰레기를 버리더라도 온전하게 버리면 치우기가 훨씬 수월하다며 찢거나 분리해서 버리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 단장직을 넘겨줬지만 2002년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전달하고 있다. 환경미화원들로 구성된 원주시 환경미화원 자원봉사단이다. 매년 겨울이 되면 면사무소 등을 찾아다니며 라면과 쌀, 연탄 등을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달라며 기부한다. 그는 “환경미화원들도 생활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우리보다 더 어렵게 지내는 이웃들이 따뜻하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회원들과 함께 물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나눔 실천에 앞장서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쉬는 날은 무조건 아내와 함께 강으로 낚시를 가요. 낚시는 거의 30년 동안 해왔는데 질리지를 않아요. 고기를 잡아서 지인들과 매운탕을 먹으면 우정도 함께 낚는 것이죠. 붕어를 많이 잡으면 몸이 안 좋은 친구나 아는 동생들에게 약으로 먹으라고 줄 때도 있어요. 당연히 어린 물고기는 다시 강으로 돌려보내죠. 낚시만 생각하면 즐거워요.” 검게 그을린 얼굴로 환하게 웃는 그의미소가 국도 19호선을 반짝반짝 빛나게 하고 있다. 글. 사진. 원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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