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사람 중심의 행복도시 ‘원주’를 바란다 – 이병한 알랩(AL lab)대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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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도시재생 뉴딜에 연간 10조원씩 임기 중 총5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쇠락한 원도심을 살리고 주민들 삶의 질을 높이는데 저 정도 규모의 돈을 투자하는것에 대한 도시재생 활동가들의 반응은 환영과 기대를 하면서도 이것이 도시재생이란 이름하에 하드웨어 위주의 소규모 재개발로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보이고 있다.
 

도시의 외형을 바꾸는 재개발과 달리 도시재생은 주민들의 공동체를 회복하고 활성화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내부적 변화를 중심에 두고 있다. 노후화된 지역을 들어내고 전혀 새로운 공간을 이식하는 재개발이 외과수술 식이라고 한다면 도시재생은 쇠퇴한 지역을 수리하고 주민 공동체를 활성화하여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자생력을 기르게 하는 한방식 요법에 비유할 수 있겠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한 기억과 추억들이 그 공간에 대한 애정의 뿌리이고 애향심이란 것도 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급격한 공간의 변화는 주민으로 하여금 자신의 주변을 낯설게 만들고 소속감을 희석시킨다. 공간의 단절이 결국 공동체의 단절과 개인의 소외를 불러 오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대규모이든소규모이든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닌 원도심에 대한 물량 위주의 재개발을 경계하는 이유이다. 원주시의 경우엔 아쉽게도 재개발에 적극적이고 도시재생에는 지극히 소극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도시재생과를 중심으로 미약하나마 도시재생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원주시에서는 원도심 주민을 대상으로 도시재생아카데미를 2기까지 운영해왔고 앞으로도 도시재생관련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지난 46일부터 518일까지 명륜1동 도시재생& 협동조합 리더 발굴 아카데미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는국토교통부 도시활력 증진지역 개발사업에 역사와 문화를 어우르는 향교 도시문화마을이 선정됨에 따라 명륜1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협동조합을 통하여 주민과 함께 하는 도시재생을 독려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교육의 목표였다고 할 수 있다. 지면이 짧아 깊은 얘기를 다 할 수는 없지만 도시재생아카데미 1, 2기와 이번 교육을 거치면서 느낀 점을 간단하게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우선 지금까지의 도시재생 교육프로그램들이 특별히 어떤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단순한 지식의 전달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재생에 대한 개념이나 사례 등도 중요하지만 도시재생을수행할 활동가들이 조직되도록 관계를 맺어주는 역할이 아쉽다.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도시재생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특히뜻 맞는 주민들이 모여서 주도적으로 나서줘야 조금씩 움직이게 되는데 자발적 동력이 모자란 상황이라면 마중물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교육은 주민주도의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을 추동하고자 한다는 면에서 적절한 방향이었다고생각된다.
 

다만 향교주변 활성화라는 지역현안과 협동조합 자체라는 상이한 관심사를 가진 참가자들로 구성되어 집중도가 떨어지는 분위기가 있기도 했다. 덧붙여서 도시재생에 있어서 희망과 우수사례도 좋지만 부작용에 대해서도 미리 논의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시재생 후 젠트리피케이션에 시달리는 사례들이 그중 하나이다. 동네에 관광객들이 들어오면서 주거환경이 나빠지고 임대료가 오르면서 기존의 공동체에 갈등과 균열이 생기는 일도 다반사이다. 미리 대비책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으면 도시재생사업이 어떤 지역, 누군가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다. 도시재생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었을 때 그 과실을 지역과 지역주민들이 공정하게 나눠 가질 수 있도록 사전에 주민간의 협의와 지자체의 정책적 뒷받침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정부가 도시재생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 원주시도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제대로 호응해 주길 바란다.
 

원주시처럼 환경이 좋은 도시는 친환경적이며 쾌적하고 사람이 따뜻한, 그래서 행복한 도시로 나아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도로와 건물을 통한 을 중심으로 하는 재개발의 유혹에서 벗어나 공동체 회복과 삶의 질 개선, 지속가능성 등 사람을 중심으로 방향이 전환했을 때의 이야기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문제는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