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도시 원주를 향하여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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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20170928_100921.png | 조회수 | 9,557 |
지금 원주는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창의도시는 1980년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며 대두된 개념이다. 기존의 도시 정책이 국가 주도의 개발과 경제적 지표 상승에 치우쳐 있었다면, 창의도시는 다양성과 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새로운 도시 발전 모델이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영화, 문학, 음악, 공예, 미디어아트, 음식, 디자인 등 7개 분야에서 인적 자원과 풍부한 인프라를 갖추고 뛰어난 창의성을 발휘하는 도시를 선정하고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선정되면 유네스코의 이름과 로고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유네스코 브랜드를 활용해 도시의 이미지가 제고되고, 시민들의 자부심 고취는 물론 이에 따른 관광 수입 증대도 기대해볼 수 있다.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타 도시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화 자산을 발전시킬 수 있음은 물론이다. 2004년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를 시작으로 현재 54개국 116개의 도시가 창의도시로 지정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2010년서울(디자인)을 시작으로 이천(공예), 전주(음식), 광주(미디어아트), 부산(영화), 통영(음악) 등 6개가 선정되었다. 세계적으로 문학 창의도시를 인증 받은 곳은 ‘셜록 홈즈’의 도시 에든버러, 4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더블린, 출판 산업의메카 멜버른 등 17개국 20곳이다.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권에서 문학 분야 창의도시로 지정된 도시는 아직 한 군데도 없다.부천과 파주가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로 오는 10월 31일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원주, 출사표를 던지다 원주 역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문학 분야에 도전장을던졌다. 2018년 3월 신청서를 제출해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의 심의를 통과, 2019년에 가입하는 것이 목표다. 원주시는 2014년 내부적으로 기본 계획을 수립, 국외 7개 문학 창의도시의 현황을 조사하고, 상지영서대 산학협력단에 분석 및 추진전략을 개발하는 학술용역을 진행했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원주시가 창의도시 유치에 뛰어들겠노라 공표한것은 지난 2015년이었다. 2월 보도자료 배포 이후 4월에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으며, 이어 5월에는 원주문화재단에서 열린 원주문화포럼에서 유네스코 창의도시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같은 시기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문화특화지역 조성 사업에 ‘그림책으로 특화된 문화도시사업’이 최종 선정되며 청신호가 켜졌다는평을 얻었다. 2016년에는 박차를 가했다. 1월 원주시의회는 ‘원주시 문학창의도시 육성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2020년까지 따뚜공연장에 문학복합커뮤니티센터를 설립하는 계획이나 그림책도시의 기반을 구축하는 방안 등이 언급됐다. 국립한국문학관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였지만, 도에서 춘천을 건립후보지로 결정하며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서울에서 진행된 국제도서전에부스를 마련 ‘문학창의도시 원주’라는 타이틀을 걸고 참가해 지역의 문학적 자산을 알리기도 했다. 올해, 조금 더 범위를 넓혔다. 3월에는 ‘창의문화도시 시민네트워크’가 진행, 창의문화포럼과 창의도시 추진전략을 연구하는 이슈테이블,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오픈테이블 등 다양한 자리가 마련됐다. 6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도 지난해에 이어 부스를 개설했다. 7월에는 전문가·시민단체·관계자 등 23명을 위원으로 하는 유네스코 문학 창의도시추진위원회가 발족되어 다양한 활동이 기대되는 상태다. 문학이 있는 도시를 위하여 원주를 대표하는 출판사는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출판사로 등록된 곳은 많지만, 대부분 인쇄나 광고를 주력으로 하는 업장이다. 서점 현황 역시 열악하다. 오랫동안 운영되어 온 서점은대부분 문을 닫거나 중·고등학생의 수험서 위주로 개편되었다. 독립출판물·특정 장르를 전문으로 다루는 소규모 서점이나 헌책방 등도 찾아보기 어렵다. 관내 5개의 대학교 중에 국어국문학과·한국어문학과 등 기초 어문계열 학과는 있어도 창작 분야에 특화된 학과는 없다. 출판이나 번역, 창작 등 문학 관련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은 토론회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그러나 원주가 문학도시라는 수식어와 거리가 먼 것만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작가 박경리다. 한국문학사에획을 그은 대하소설 「토지」 4·5부가 집필되고 완간된 것이 바로 원주다. 박경리가 생애 마지막을 보낸 흥업면 매지리 토지문화관은 후배 작가들의 창작 공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토지」를 탈고한 단구동의 박경리 옛집은 박경리문학공원으로 탈바꿈해 작가의 문학 정신을 전한다. 박경리문학공원 안에는 ‘패랭이꽃 그림책버스’라는 독특한 작은 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이 조그만 그림책 전문 도서관을 시작한 곳은 ‘그림책연구회’. 그림책연구회는 이후 사회적협동조합 ‘그림책도시’로 발전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주시가 그림책 도시를 표방하고, 창의도시의 구체적인 방향 중 하나로 그림책을 설정한 것은 이런 배경 덕분일 것이다. 그림책 관련 사업은 차곡차곡 진행 중으로, 2016년에는 따뚜공연장에 ‘그림책여행센터 이담’이 세워졌다.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출판된 모든 그림책을 망라하는 그림책연감이 매년 발간되고 있으며, 그림책 체험전·그림책 전문인력 양성 과정·그림책 플리마켓등 다양한 관련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열린다. 원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도 꼽아볼 수 있다. 2004년 민간단체 주도로 시작된 이래 작가와 만나는 북콘서트, 글쓰기 대회 등독서를 통한 다양한 소통의 장이 열려왔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지역독서운동이다. 이 외에도 3,000여곡의 작품을 남긴 대작사가 박건호, 조선 중기 최고의 시인이었던 손곡 이달, 고려 말 치악산에 은거하며 시문을 남긴 운곡 원천석 등 여러 문학사적 인물도 있다. 비교적 덜 알려진 역사 인물을 브랜드화하고, 지역 출신 창작자들이 발굴·지원되길 기대해 본다. 도시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 도시를 재건하는 데 필요한 것은 건축물뿐만이 아니다. 물리적인 형태나 방법적인 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이 그 속에 담겨 있는 생각일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만고 불변의 욕구이며, 문학이야말로 그 욕구를 가장 발전된 도구인 언어로써 정제한 결과물이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를 도전과정을 통해 원주라는 도시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구축하고, 시민들이 풍요롭고 행복해질 수 있는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 글.이새보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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