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것을 취하기 보다는 이웃을 먼저 생각 - ‘원주 밝음신협’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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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밝음신협7.jpg | 조회수 | 9,224 |
서로 도우면서 사는 것이 도(공생시도·共生是道) 아침햇살이 유난히 따사로웠던 지난 달 24일 중앙로 문화의 거리에 있는 밝음신협. 한살림 매장과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무위당기념관 등 원주의 오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대표적인 협동조합 관련 단체가 있는 곳이다. 밝음신협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제일 먼저 ‘공생시도(共生是道)’라는 붓글씨 편액이 눈에 들어온다. 무위당 선생님이 밝음신협에 기증한 것이다. ‘서로 도우며 사는 것이 도’라는 뜻으로 신협의 명맥을 이어오게 한 기본이념이다. 원주는 일찌감치 대안경제에 눈을 뜨면서 1971년 33명의 협동조합 선각자들이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한다. 조합의 이름을 ‘밝음’으로 붙인 첫 번째 이유는 지역주민들의 삶이 밝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두 번째는 사회 부조리를 없애고 밝은 사회로 나가자는 취지에서 였다. 원주에 신용협동조합이 생기면서 원주시민들의 살림살이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돈 쓰기가 쉬워졌다는 것. 은행에서 돈을 빌릴 엄두조차 못 냈던 서민들이 신협을 찾기 시작했다. 은행 돈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던 때라 일수놀이가 서민들의 허리띠를 졸라 매게 하던 시절이었다. 신협은 그 살인적인 고리대금업으로부터 서민을 해방시켰다. 원주시민들의 자금공급이 그만큼 윤택해진 것이다. 조합원이 주인이고 경영자고 이용자 밝음신협은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위해 3가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잘 살기 위한 경제운동’과 ‘사회를 밝힐 교육운동’ 그리고 ‘더불어 사는 윤리운동’이다. 이 운동의 일환인 신용사업은 시중 은행과는 다른, 철저한 협동조합 구조로 운영된다. 밝음신협은 조합원이 주인이고 경영자이며 이용자다. 국적에 상관없이 남은 이익금이 주주에게 돌아가는 은행과 달리 밝음신협의 이익은 출자배당, 수수료 감면, 이용도에 따른 환급, 복지사업 등을 통해 모두 조합원에게 되돌아간다. 특히 잘살기 위한 경제운동으로 2004년 1월 전 직원들이 점심 값을 모아 밝음 토요봉사대 활동을 시작했고 2005년 11월에는 밝음지역아동센터 설립을 지원해 지역의 소외 어린이들에게 교육기회를 나눠주고 있다. 소상공인과 조합원을 위한 경제교육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밝음신협에서는 온라인예탁금, 정기적금, 정기예탁금, 자유적립 적금 등을 조합원에게 장려해 자산형성을 도와주고 있다. 현재 수신은 정기예탁 1년 만기 3.6%, 2년 만기 2.7%다. 여신은 조건에 따라 6.1% ~12.5%로 운영되고 있다. 또 ‘햇살론’이라는 금융지원상품을 통해 취약계층 창업과 운전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사업자를 대상으로는 카드체크기를 무상으로 임대하고 결제계좌관리까지 도와준다. 2003년 단관지점 개설을 시작으로 2008년 무실지점, 2015년에는 혁신점을 설치해 지역 주민을 위한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위기의 순간 공동체 정신이 살렸다 밝음신협이 항상 좋은 시절만 보낸 것은 아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불건전한 신협들이 무더기로 문을 닫는 사태가 속출했다. 밝음신협도 주위의 어려운 상황과 맞물려 힘든 시기를 맞았다. 당시 누적 손실이 26억 원에 이를 정도였다. 직원 46명을 절반인 23명으로 줄이는 고통까지 감수해야 했다. 밤낮으로 채권관리에 매달렸다. 그동안 해온 사회공헌사업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수년째 배당을 못 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조합원들은 ‘이렇게 어려운데 출자금을 빼면 어떡하냐'며 인출을 자제했다. 개인의 이익보다 밝음신협의 사회적 역할을 이해하고 애정과 신뢰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 같은 경제적 난국에서 신협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신협 본래의 취지인 ‘서민 대중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신협’으로 거듭나는 길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005년을 기점으로 모든 어려움을 털어낸 밝음신협은 제2의 도약을 준비했다. 윷놀이 대회와 지역별 간담회를 부활했으며 장학위원회 활동도 재개된 것이다. 전국 최초로 소방서에 응급차 기증… 119 구급차의 효시 밝음신협의 임직원들은 ‘내 것을 취하기보다는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신협 이념 아래 조합원의 편익과 복리증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조합원 잔치마당’을 비롯한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한문교실’ ‘수화교실’ 등의 문화교실을 운영해 조합원과 지역 주민들이 신협을 내 집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밝음신협이 지역사회에 기울인 정성이 얼마나 컸던가를 짐작할 수 있는 일화가 있다. 바로 원주소방서에 구급차를 기증한 것이다. 1980년 제97차 이사회에서는 “야간에 응급환자가 발생할 때 이에 대한 교통 편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으니 소방서에 구급차를 기증해 원주시민에게 봉사 할 기회로 삼자”는 결의를 하게 된다. 이렇게 기증된 구급차는 그 용도와 쓰임새가 점차 발전해 우리나라 ‘119구급차’의 효시가 됐다. 1989년 밝음신협이 처음으로 시작한 어린이날 행사 2001년부터 원주시 후원을 받고 7개 단체가 공동 주관해 매년 6만여 명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행사로 발전했다. 2004년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재원을 마련해 만든 토요봉사대는 저소득층을 위한 집수리와 청소, 수해복구 등의 인력지원, 소아암 환우 돕기, 독거노인 연탄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밝음장학위원회를 구성해 어려운 생활 속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글. 김예은. 사진. 원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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