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영청 알찬 보름달처럼 – 최미희 보름상회 대표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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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보름상회8스정.jpg | 조회수 | 9,143 |
“보름마다 한 번씩 장터를 열고 싶다.” 도심이 몰려있는 시(市) 보다는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각종 체험의 기회가 적은 군(郡) 단위에서 꿈을 펼치고 싶어 하는 열혈 청년들이 뭉쳤다. 바로 2017년 사회적기업가육성 창업 팀인 ‘보름상회’다. 보름상회는 강원도 군 지역에 플리마켓을 개최해 판로를 개척하고자 하는 팀이다. 그 지역에 보름상회라는 마켓이 지역민들의 힘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중간자 역할에 나서고 싶어 한다. 또 마켓 안에서의 체험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소개해 주는 것에도 탐을 낸다. 보름상회 온라인 마켓을 개설해 플리마켓 참가자들의 온라인 판매도 도울 계획이다. 손재주는 있지만 손님을 만나기 힘들었던 지역의 판매자들에게 판로를 활성화하는 것이 이들의 포부다. 조금 특별한 플리마켓, 보름상회 춘천의 초입에 있는 카페에서 보름상회의 팀원들을 만났다. 가장 먼저 질문한 것은 이름의 유래. 어떤 마켓인지, 이름만 들어도 분위기가 떠오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달의 중간이면 보름쯤이잖아요. 매달 한 번씩 보름 즈음 열자는 생각으로 지은 이름이에요.” 최미희 대표의 말에 김영근 씨가 부연한다. “내실있고, 꽉 차고, 알찬 보름달처럼 되길 바라는 의미도 있었고요.” 보름상회가 특별한 것은, 군(郡) 지역·접경 지역을 찾아다니고자 하는 플리마켓 이기 때문이다. ‘상회’가 붙은 팀명이나 복고적인 느낌의 로고 역시 콘셉트란다. “군 단위를 가 보면 상회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쌀집이라든가, 채소를 파는.”팀원들은 춘천의 한 카페에서 열린 소규모 플리마켓을 통해 셀러(판매자)로 처음 만났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마음이 잘 맞았어요. 그 카페가 문을 닫으면서, ‘그럼 우리끼리 한 번 해 보자’하면서 작게 시작하게 됐죠.”소소하고 간단해 보이는 플리마켓 이지만 이것저것 신경 쓸 것이 많았다. 경험을 쌓기 위해 서울 가로수 길에서 열리는 플리마켓 에도 참가했다. 생업이 있는 춘천에만 항상 머물다 보니, 놀러간다는 생각으로 다른 지역, 특히 플리마켓 문화가 없는 곳에 가서 재밌게 열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홍천에 있는 한 카페와 연계해 열게 된 것이 보름상회의 시작이었다. “그냥 우리끼리 노는 거였죠. 홍천 연고이신 여러 분들의 도움 덕분에 손님도 많았고, 잘 됐어요. 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됐죠.” 상회를 이끌어가는 정예 멤버들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함께 하는 팀원이나, 또 마켓 운영에 도움을 주는 분들도 있지만 보름상회의 마켓을 준비하는 ‘정예 멤버’는 인터뷰에 참여한 네 명이다. 모두 각자의 생업이 따로 있다. “수익은 다른 곳에서 내야 생활이 되니까요. 하지만 그래서 마음이 더 잘 맞지 않았을까 싶어요. 각자 일이 있으니,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행사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아요.” 수공예를 하는 최 대표와 가방·의류·액세서리를 오래 해 온 전보라 씨가 물품을 준비하고, 김영근 씨와 심지섭 씨는 마케팅·홍보·장소협의 등 진행 전반을 담당한다. 각자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며 김영근 씨는 스스로‘마당쇠’를 맡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현수막을 잘 묶습니다.” 김영근 씨는 최 대표와 부부 사이다. 호흡을 맞춘 지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팀원 간 다툼이나 갈등은 없었다. “애초에 그런 게 있었으면 협동조합을 안 했을 것 같아요. 작년 4월에 처음 만나 9월에 함께 하자는 얘기가 나왔으니까, 그 동안 나름대로 성향이 맞는지 안 맞는지 확인되지 않았을까요.” 지역사회에서 보름상회가 할 수 있는 일 셀러에서 부터 시작한 사업이다 보니, 보름상회의 주된 관심사는 우선 판매 쪽. “매장은 없지만 재능은 있는 분들의 판로 개척이 저희의 첫 번째 목표예요. 실제로, 플리마켓을 경험하다. 손님들의 반응을 보고 용기를 얻어 자신의 사업장을 여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판매가 잘 되어야 하므로, 날씨 같은 외부적인요소에 구애받지 않게 하려는 고민이 있다. 규모가 작을 지언정 가능하면 실내에서 플리마켓을 진행하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역 내에 마켓을 정착시키는 과정이다 보니, 셀러를 모집하는데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려고 한다. 일단 자리가 잡힌 후에는 보름상회가 직접 가지 않더라도 자체적으로 플리마켓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매번 모든 지역을 갈 수 없으니까요. 보름상회의 ‘유닛’처럼 지역에서 소소하게 마켓이 열리는 거죠. 그 지역의 순번이 되어 저희가 다시 갔을 때 큰 마켓이 열리고요.” 보름상회의 또 다른 소셜 미션은, 지역사회 청소년들의 시야를 넓혀주는 것이다. 홍천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비즈공예 체험을 하거나, 양구중학교 학생들과 꽃 수업을 진행하기도했다. “군 지역 청소년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관에 대한 넓이가 되게 좁아요. 군인 아니면 농사라고 말하는 게 대부분이더라고요. 실제 지역에서 접할 수 있는 직종이 그 뿐이니까요. 셀러들이 다양한 직업과 기술을 갖고 있잖아요. 플리마켓을 통해 ‘이것도 직업이 될 수 있구나’하고 체험하게끔 보여주고 싶은 부분도 있어요.” 플리마켓,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아무래도 가장 힘든 점은 장소 섭외다. 작은 단위로 들어갈수록 어렵다. 지역사회 특유의 배타적인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홍보도 쉽진 않다. 장소가 외곽으로 빠지는 경우에는 접근성도 떨어지고, 더 작은 지역으로 갈수록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활용도가 떨어지므로 한계가 있다. 직접 발로 뛰거나, 입소문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홍천에서는 홍천군청소년수련관에서 플리마켓이 열렸는데, 공공기관이다 보니 아무래도 홍보나 운영에 협조를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바로 옆에 ‘토리숲’이라는 산림공원이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도 많았다. 매회 다른 지역에서 열려던 계획과 달리, 보름상회는 지금까지 홍천에서만 플리마켓을 개최했다. “판을 심어놓고 정착 시키는게 중요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어요. 다른 지역을 돌다 오면 그 사이에 잊힐 수 있잖아요. 홍천에서 반응이 좋았으니, 보름상회라고 했을 때 딱 알아볼 수 있도록 길게 잡아 몇 달 정도는 자리를 잡고 정립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이야기였죠.” 홍천군청소년수련관 측에서도 정기적으로 개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온 참이었다. 이제 두 차례가 열렸을 뿐이지만, 반응은 좋다. 군민들로부터도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어떻게 참가할 수 있는지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집계는 하지 않았지만, 셀러들끼리만 남아있는 틈이 없었을 정도로 끊임없이 손님들이 오셨어요.” 셀러들의 참여도 많았고, 방문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많이 접해보지 않은 아이템이 많아서인지, 반응이 확실히 좋은 거죠. 저 같은 경우도 춘천에서 판매할 때보다 손님들의 구매력이 더 높다고 느꼈어요. 더 신기해하시고요. ‘플리마켓이 뭐냐’ 고 물어보는 분들도 많았어요.”홍천에서 자리매김을 하고, 보름상회는 당분간 쉬는 시간을 가지면서 재정비를 할 계획이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시작하며 멈추었던 협동조합 준비도 마무리해야 한다. 자체 수익을 늘리려는 시도로 보름상회의 로고가 새겨진 여러 시제품들도 준비 중이다. 물론 다음 플리마켓을 열러 가고 싶은 곳을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에 도전할 장소로는 좀 더 멀리 떨어진 곳을 생각하고 있다. “고성에 가고 싶어요.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특색이 많이 다르지 않을까요. 몰랐던 것이나 배울 것도 많을 거예요. 교류도 하고요.” 글 이새보미야 사진 원상호/보름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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