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의사소통의 이노베이션 - 두루바른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언어재활사 정주형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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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20170828_150012.png | 조회수 | 9,230 |
혁신(革新) 또는 이노베이션(innovation)은 사물, 생각, 진행상황 및 서비스에서의 점진적인 혹은 급진적인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많은 영역에서 혁신적이라고 하는 것은 이전의 상태보다 확연히 다른 것이어야만 한다. 현재 사업, 기술, 사회학, 엔지니어링 및 경제학의 연구에 있어서 혁신은 매우 중요한 화두이다. 언어학의 혁신 노엄 촘스키(Noam Chomsky)는 독자적인 변형생성이론을 통해 구조언어학을 주류로 하는 미국 언어학계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언어학 혁신의 아버지’라 불린다. 노엄 촘스키 이전의 학계에서는 스키너의 영향을 받아 행동주의가 중심을 이루었는데 반해, 이후부터는 인간의 내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언어학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좀 더 간단히 표현하자면, 행동주의는 어떤 행동의 결과가 칭찬이나 비판을 받으면 그 행동이 더 발달하거나 제지된다는 것이고, 노엄 촘스키의 인지주의는 이미 기본적인 발달요건이 태어날 때부터 주어져 있으므로 학습으로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서로 소통하려고 한다. 또한, 보통 ‘불편함’이라는 것을 싫어한다. 의사소통에서의 어려움과 불편이 있을 때 사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극복하려 한다. 최근 ‘모두가 통할 말을 만들자’라는 모토로 7개의 다른 언어를 쓰는 7개국의 남녀가 함께 생활하며 글로벌 공통어를 만드는 과정을 그리는 예능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 당연히 겪게 되는 소통의 불편함을 서로 부딪히고 함께 일하고 규칙을 만들며 새롭게 언어를 만들어 극복하고 있다. 자국의 언어로 말하는 사람의 추상적이고 미묘한 규칙들의 문장을 상황과 표정, 억양 등의 정보로 듣는 사람이 새롭게 분석하여 이해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는 노엄 촘스키가 말하는 언어행동의 이노베이션 과정, 즉 언어의 창조적 측면을 반영하는 모습이다. 또한, 기술의 발전이 의사소통의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수화를 통역해주는 장갑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네이블 토크(Enable Talk)'가 그 예이다. 청각장애인이 이 장갑을 착용하고 수화를 하면, 장갑과 연결된 모바일 기기는 수화 내용을 음성으로 변환해준다. 손가락으로 철자를 쓰면 이를 인식하기도 한다. 우크라이나 학생 스무 명이 1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선보인 이 기술은 2012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주관하는 아이디어 경진대회의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저는 항상 제가 한 말을 뒤바꿉니다. 지적으로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늘 그렇게 할 겁니다.” 라고 말하며 노엄 촘스키는 지속적인 혁신을 강조했다.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의사소통’ 역시 계속 창조되고 혁신의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그 과정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유지하고 불편을 이기며 사람답게 그리고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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