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강원도의 가치를 기록합니다 - 강원아카이브 김시동 사진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8-16
첨부파일 20170816_102101.png 조회수 9,126



그의 작업실엔 그간 작업해 온 사진과 문화자료가 켜켜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 원주, 나아가 강원도에 대한 집요한 관찰력과 애정 어린 눈길이 가득한 그의 사진 속에는 한 개인과 사회가 놓치고 지나갈 뻔 한 기억과 추억들이 숨 쉬고 있습니다. 기록의 가치를 창조해 나가며 우리 삶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사회적 사진가 김시동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처음 사진작가로 발을 디딘 계기는 무엇인가요?

1995년도에 지자체의 홍보담당 공무원으로 업무를 시작하면서 사진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직업적인 사진을 했지만 점차 지역사회의 기억과 기록에 관심이 많아지게 되었고, 어느 순간 사진을 대하는 방식과 시각에 눈이 떠졌습니다. 2007년부터는 지역과 공간, 마을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보존·공유하는 지역 아카이브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강원아카이브협동조합에서는 어떤 활동이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조합은 사회적 문화기업이라는 목표를 갖고 지역 아카이브작업과 문화예술 교육을 큰 틀로 잡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역 아카이브는 앞서 설명한 대로 마을과 공동체의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기록하여 보존·관리하는 사업입니다. 매일의 기록에서부터 마을의 기록 등 지역 사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기록을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을 기록화 사업을 통해 이렇게 만들어진 성과물을 하나의 콘텐츠로 구성해 시민들에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문화예술 교육은 사진아카데미를 비롯해 민간자격인 문예술사진지도사와 마을기록전문가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연세대학교 인문도시사업단과 함께 기록문화시민학교를 진행하는 등 기록문화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사진가는 일반적인 사진가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사진을 통해 지역문화를 소통하고 삶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을 사회적 사진가라 할 수 있습니다. 사진예술 활동을 하는 일반적인 사진가 보다 지역과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다가섬과 공동체에 관심이 많은 사진가라고 할 수 있겠지요. 2007년도부터는 지역사회와 함께 갈 수 있는 사진과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하게 되었는데요. 공적영역에서는 실행하기 어려운 민간영역의 사회적 가치추구와 사회적 문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생각하여 협동조합이라는 법인체를 설립하게 된 것입니다.

    

작가님이 추구하시는 사진의 주된 테마는 무엇인가요?

저에게는 강원도의 삶과 강원도의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테마입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강원도의 모습을 찾아 강원도만의, 강원도다운, 강원도를 닮은 이야기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강원도의 모습들을 찾아내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보러 다닐 수 있는 여유가 많지 않은 실정이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메시지는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이 땅에서 살아온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와 공동체의 문화입니다. 그것이 기록작업에 잘 녹아서 튼튼하게 보존할 수 있고 미래의 유산으로 남기는 것,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지역을 기록한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를 읽는다는 것으로 사진은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기록매체이자 수단이 됩니다.

    

작업을 하시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요?

가장 힘든 것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지역을 읽어 갈 수 있고 지역문화에 관심있는 동지적 관계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지금 시대의 청년들이 이런 미래가치에 대한 부분을 인식하고 긴 호흡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여럿이 함께 가치를 공유하고 걸어간다면 지역과 공동체의 기초가 되는 아카이브 작업에 큰 힘이 될 것이고 나아가 행복한 삶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1호 사회적 사진가로서 그 자부심이 남다를 거 같은데요.

누구보다도 원주를 많이 기록했으며 그 자료들을 잘 모아 작업해놓았다는 것에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원주 기업도시와 혁신도시가 조성되기 이전의 기록 뿐 아니라 재개발 지역의 모습 등 원주라는 도시가 급격하게 변하면서 잊혀진 과거의 모습이 나로 인해 기억될 수 있다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진을 잘 찍는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요?

우선 이야기를 프레임 속에 잘 담아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뀔 수 있습니다. 시선이 바뀌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될 겁니다. 사진을 잘 찍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하게 된다면 사진이 훨씬 재밌어질 겁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지역 기록화작업과 문화예술교육을 지속적으로 확장시켜 시민과 공적 기관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싶습니다. 원주 혁신도시에 1인 가구가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분들의 삶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고자 별도의 사진아카데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시민들과 함께하는 쉬운 기록, 익숙한 기억의 기록을 통해 시민이 중심되는 지역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글. 김예은  사진, 정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