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불편한 적 없던 사람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22-07-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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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 불편한_적_없던_사람.jpg | 조회수 | 1,026 |
불편한 적 없던 사람 ![]() 꽤나 창피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오래 전의 일이다. 어느 대형서점 안으로 들어서려는데, 저만 치 누군가 양쪽에 목발을 짚고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문득 출입문이 너무 육중하게 느껴졌다. 내게도 이렇게 무거운데, 거동이 불편하다면 더 그렇겠지 싶어 잠시 문을 열고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문을 연 채 기다리는 나를 보더니, 멀찍이서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아닌가. 딴에는 배려였던 행동이 갑자기 재촉이 되어버린 상황에 당황한 나머지 허둥지둥하던 나는 급기야 문을 얼른 닫고 들어가 버렸다. 내가 놓아버린 묵직한 문 밖에서 어색한 표정으로 멈춰선 그 분의 얼굴 이 아직까지 아프게 떠오른다. 몇 년이 흘러 공교롭게도 심한 발목골절로 잠시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됐다. 걸을 수 없게 되자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별 생각 없이 오르내렸던 계단이 도저히 정복할 수 없는 암벽이 되었고 경사로 없는 건물은 무언의 출입금지 구역이 되었다. 집 밖에 나서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시선이 부담스러 워 누가 굳이 묻지 않아도 필사적으로 설명하곤 했다. “발목이 부러져서요..!” 휠체어를 졸업하고 목발까지 서너 달, 계획에 없던 모종의 체험을 하고 나서야 그동안 얼마나 편하게 살았는지 깨달았 다. ‘국민 대다수’라는 폭력은 왜 누군가의 고단한 삶을 고려하지 않는 것일까. 글 황진영 지역문화콘텐츠협동조합 스토리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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