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미로예술시장 노인문화싸롱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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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쉼터·정보교류의 장 역할
젊은 청년 상인들의 세련된 가게로 가득 채워져 있는 미로예술 원주중앙시장. 활기찬 시장의 한가운데, 언뜻 다채로운 공간이 있다. ‘노인문화싸롱’이 바로 그곳이다. ‘어르신 무인 커피방’, ‘만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무료입니다’라는 안내문을 보고 지나는 시민들도 관심을 갖고 창문 너머 안쪽을 살펴보곤 한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보인다.
노인문화싸롱과 쪽문으로 연결되어 있는 바로 옆 피아노 교습소로 자리를 옮겼다. 피아노 교습소는 동현수 센터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타지에서 음악교육을 하다 고향인 원주로 돌아왔고 교통이 좋은 원도심에 자리를 잡게 됐단다.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던 한 어르신이 동 센터장에게 다가와 운지법(運指法)을 물어 와 잠시 인터뷰가 중단됐다.
지금 노인문화싸롱으로 사용되는 공간은 원래 피아노 교습과 더불어 오카리나, 난타 등 생활음악센터를 열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었다. “지나는 어르신들이 쉴 곳이 필요하겠더군요. 쉬었다 가시라고 커피를 드리다 보니 사람에 비해 공간은 좁고… 아예 음악센터를 접고 노인문화싸롱으로 바꾸게 됐어요.” 노인문화싸롱은 딱히 즐길거리가 없는 노인들에게 무료 쉼터의 역할도 하지만, 정보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봉사를 하다 보니 사각지대 발굴이 힘들었어요. 어르신들이 모이는 공간이 있으니 ‘우리 옆집 누가 자녀들도 안 찾아오고 외로워하시더라’ 건너건너 이렇게 봉사가 필요한 분들의 정보도 얻을 수 있죠.”
동 센터장이 봉사에 관심을 가진 것은 30년 동안 해온 재능기부 봉사활동 덕분이다. “요양원, 양로원에 다니며 많이 번민했어요. 다양한 복지제도의 혜택을 받는 사람도 있지만, 집 있고 자식이 있어도 외롭게 사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군요. 경제적으로 여유로워도 안부전화 한 통 받지 못하고, 우울하고 외로운 거죠. 그렇게 ‘사랑의 전화’를 시작하게 됐어요.” 마침 음악 교육을 하다 보니 퇴직한 후 음악을 배우고 싶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회복지 공부를 했고, 뜻 맞는 사람들이 모였다.
사무실을 운영하는 3명을 포함해 자원봉사자는 총 16명. 사랑의 전화를 받는 봉사 대상자는 160명 가량이고, 회원제로 운영되는 노인문화싸롱의 이용자는 400명 정도다. 평소 하루 3~40명의 노인이 노인문화싸롱을 찾아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 간다. 금요일에는 70명 이상이 찾는다.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여러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오카리나·스포츠댄스·컵타(컵으로 하는 난타)·노래 등 음악 관련 강의는 물론이고, 스마트폰 사용법 강의도 인기가 높다. ‘권재혁전통안마원’에서 안마사들이 찾아와 매달 두 차례 안마 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정식 창단한 지 이제 1년 남짓. 원주 행복지킴이 사랑의전화와 노인문화싸롱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동 센터장은 손을 내젓는다. “계획이요? 없어요. 지금처럼 그냥 즐겁게 지낼 거예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걸 하는 건 아니니까요. 우리 센터를 키워서 크게 해보겠다거나, 그런 생각도 없고요.” 멋있다는 말에도 역시 손사래를 친다. “멋있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건데요. 내가 건강하고, 즐겁기 위해서요. 내가 나이를 먹어 지금 어르신들의 나이가 되어도, 생각해보면 갈 데가 딱히 없어요. 노인문화싸롱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공감대를 쌓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어려운 사람끼리 서로 도와 남은 인생을 즐겁게 살고 싶을 뿐인 거죠.”
봉사자들의 연령대도 중요하다. 이곳의 봉사자는 대부분 4~50대. “젊은이들은 어르신들이 잘 알아듣지 못하고 여러 번 물어보면 짜증을 내곤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우리 또래가 어르신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직은 소소하지만 ‘시장활성화’에도 한 몫을 한다. “이곳을 찾는 분들이 대부분 차가 없는 ‘뚜벅이’다 보니, 시장과도 떼려야 뗄 수 없죠. 오시는 어르신들은 대개 점심을 근처에서 해결하세요. 저희도 물건을 살 때 가능하면 시장에서 구입하고요.”
정식 창단한 지 이제 1년 남짓. 원주 행복지킴이 사랑의전화와 노인문화싸롱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동 센터장은 손을 내젓는다. “계획이요? 없어요. 지금처럼 그냥 즐겁게 지낼 거예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걸 하는 건 아니니까요. 우리 센터를 키워서 크게 해보겠다거나, 그런 생각도 없고요.” 멋있다는 말에도 역시 손사래를 친다. “멋있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하는 건데요. 내가 건강하고, 즐겁기 위해서요. 내가 나이를 먹어 지금 어르신들의 나이가 되어도, 생각해보면 갈 데가 딱히 없어요. 노인문화싸롱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공감대를 쌓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어려운 사람끼리 서로 도와 남은 인생을 즐겁게 살고 싶을 뿐인 거죠.”​



글 · 사진 이새보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