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일과사랑 보호작업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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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싱그러움처럼 밝고 행복한 일터
4월 12일 오후 3시 일과사랑의 보호작업장 이전개소식이 열렸다. 만종가구단지 내에 위치한 일과사랑은 중증장애인의 직업재활을 지원하는 장애인 보호작업장으로, 일자리 창출을 통해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취업지원 및 취업연계, 직업재활훈련 및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원주에 있는 7개의 보호작업장 중 가장 최근에 설립됐다.
일과사랑의 연혁은 제법 복잡하다. 전정란 센터장은 12년 동안 원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근무하던 사회복지사였다. “황용기 대표와 같은 부서에 근무하며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1년 동안 진행했었어요. PC를 조립하고 고치는 일이었는데, 그 프로그램을 거친 분들이 창업을 해 나가면서 지원을 계속 해드렸죠.” 2011년 장애인 창업팀 ‘라온컴퍼니’라는 회사가 만들어졌고 이듬해 주식회사 일과사랑이 설립됐지만, 장애인 직원들이 자력으로 유지해 나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던 시점에 아예 법인을 만들고 작업장을 운영하기로 했어요. 제가 먼저 복지관을 그만두고, 함께했던 다른 분들도 도와주시겠다고 하면서 같이 움직이게 된 거예요.” 그렇게 2015년 9월 사단법인 빛과꿈터일과사랑이 설립됐다.

장애인 6~7명으로 구성됐던 일과사랑은 전 센터장 등이 합류하며 현재 20명의 중증장애인이 일하는 작업장으로 규모가 커졌다. 일과사랑의 가장 어렵고 중요한 숙제는 역시 일거리를 찾는 것.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싶지만, 급여를 꾸준히 지급할 만큼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현재 일과사랑은 볼펜이나 주방용품 조립, 포장 등 단순 임가공 업무를 주로 하며, 겨울철에는 관공서 DM 발송이나 택배 업무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지역 행사가 열릴 때면 부스를 내거나 각종 플리마켓에 참여해 후원 받은 물품을 판매해 수익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힘들지는 않다. “좋아서 하다 보니 즐겁고, 사소한 말썽은 어디 가나 있으니까요.” 일과사랑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주로 3~40대로, 여타 보호작업장에 비해 연령이 낮은 편이라고 한다. 취업에 대한 열의가 있고 노력했지만 적응을 잘 못한다거나 하는 문제를 겪었던 경우가 많다. 근로자들은 물론이고 운영을 돕는 사회복지사들 역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부터 서로 다 알던 사이다 보니, 대부분이 십수년 이상 교류해 와 매일 티격태격하면서도 가족 같은 그런 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웃어보이는 한 사무국장에게 일과사랑이 가진 가치에 대해 물었다. “삶의 질이 경제적, 현실적으로 윤택해진다기보다는, 중증장애인들이 나와 일하는 것 자체로 만족해요. 일터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좋은 거죠. 바람이라면, 이곳에서 일하면서 자긍심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것은 일과사랑의 미래와도 잇닿아 있다. “아직까지 장애인들이 갈 곳이 많지 않아요. 청원학교 전문반을 마치고도 갈 곳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일과사랑이 더 많이 발전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안정적인 수익을 진행하기 위해 2016년 일과사랑 협동조합을 설립하면서 사업 모델로 설정한 것은 종이컵. 2017년 총 매출 1억3,000만원 중 대부분이 종이컵 생산과 판매에서 얻은 수익이다. 일반 종이컵은 경쟁력이 없어, 각 업체에 맞는 디자인을 직접 해 주문제작을 한다. 전문 디자이너 역시 재능기부를 하는 봉사자다. 공장을 운영하는 장헌역 이사 역시 봉사자. “국가직 공무원으로 40년 봉직하다가, 국록을 먹었으니 사회봉사를 해보자고 생각해서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장 이사는 사회복지실습 인증기관이기도 한 일과사랑에 실습을 하러 왔다가 생판 모르는 종이컵 만드는 기술을 배워 공장을 담당하게 됐다. “저는 연금을 받고 생활하니까, 공익 활동을 하면서 소일 삼아 하는 거죠. 봉사할 생각이 아니면 힘들어요.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지자체나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는 줄 알았어요. 장애인의 자활을 돕는 시설이 얼마나
유용하고 사회적으로 필요해요? 와서 보다 보니, 또 도와달라고 하셔서 돕다 보니 이렇게 됐죠.”
천장이 높고 널따란 작업장에서는 직원들과 봉사자들이 저마다의 페이스로 일에 몰두하고 있다. 자유롭게 바깥에서 바람을 쐬거나 커피를 한 잔 하기도 한다. 일과사랑은 최근 사무실과 작업장을 통합하며 만종으로 공간을 옮겼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지원으로 자동문과 경사로, 화장실 등을 리모델링하고, ‘삐삐공방’에서 벽화봉사단이 내부 단장을 도왔다.
이전을 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한 사무국장은 단구동에 있던 보호작업장이 만종으로 이전하면서 중증장애인인 직원들의 통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말한다. “석 달을 고민했어요. 부모님들의 걱정이 특히 많았죠.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잃어버릴 수도 있고, 돌발적인 상황이 일어날 수 있어 위험하니까요. 계속 설득을 하고, 한 달 동안 봉사자들과 함께 시내버스 타는 연습을 했어요. 두 사람만 빼고 모두 직접 시내버스를 타고 통근을 하고 있죠.”
하지만 힘들지는 않다. “좋아서 하다 보니 즐겁고, 사소한 말썽은 어디 가나 있으니까요.” 일과사랑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주로 3~40대로, 여타 보호작업장에 비해 연령이 낮은 편이라고 한다. 취업에 대한 열의가 있고 노력했지만 적응을 잘 못한다거나 하는 문제를 겪었던 경우가 많다. 근로자들은 물론이고 운영을 돕는 사회복지사들 역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부터 서로 다 알던 사이다 보니, 대부분이 십수년 이상 교류해 와 매일 티격태격하면서도 가족 같은 그런 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웃어보이는 한 사무국장에게 일과사랑이 가진 가치에 대해 물었다. “삶의 질이 경제적, 현실적으로 윤택해진다기보다는, 중증장애인들이 나와 일하는 것 자체로 만족해요. 일터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좋은 거죠. 바람이라면, 이곳에서 일하면서 자긍심도 가졌으면 좋겠어요.” 이것은 일과사랑의 미래와도 잇닿아 있다. “아직까지 장애인들이 갈 곳이 많지 않아요. 청원학교 전문반을 마치고도 갈 곳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일과사랑이 더 많이 발전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글 이새보미야 사진 원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