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지역주민의 건강 파트너 -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박준영 이사장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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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5, 경기도 안성·안산·인천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로 원주 중앙동 밝음신협 건물에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문을 열었습니다.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 원주의료사협)은 단순한 질병 처방활동 뿐만 아니라 장기요양서비스, 체조교실, 건강학교 등을 진행하며 시민들이 건강을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건강권을 확보하고 지켜나가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주민건강을 위해 세심한 노력을 펼치는 원주의료사협 박준영 이사장을 만나 활동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박준영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원주의료사협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원주의료사협의 역사는 14년이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원주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라는 이름으로 2002년에 법인을 설립하여 활동을 해왔어요. 지금의 원주의료사협이라는 명칭은 2014년 전환총회를 거쳐 바뀌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대안적인 의료기관으로 지역주민과 의료인이 함께 만나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활동을 잘 담을 수 있는 틀이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기존 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서는 저희 조합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른 사회적협동조합이 생겨나면서 의료사협이란 이름으로는 2년 조금 넘게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원주의료사협에서 추구하는 사회적가치는 무엇인가요?

우리의 큰 가치는 의료건강입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해 환자들이 건강에 대한 정보들을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정보의 비대칭에서 오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저희 의료진과 함께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자는 게 저희 조합이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언론에서나 조합원에 처음 가입하시는 분들이나 가장 많이 질문하시는 것이 기존 의료기관이랑 뭐가 다르냐는 것입니다. “다른 의원보다 친절하다와 같은 추상적인 말 보다는 약물, 항생제, 주사를 오남용 하지 않고, 환자 중심으로 처방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작년에는 고혈압에 대한 처방을 적절히 내린다고 건강심사평가원에서 인센티브를 주기도 했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를 겪고 있는 만성질환자에게 마구 처방하여 진료 수익을 얻지 않고 환자분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잘했다고 주신 거죠.

14년 전에는 이러한 의료기관에서의 정보의 비대칭이 이슈가 되었지만 지금은 상당히 제도화 되었습니다. 요즘은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의 품명과 효능이 다 기록되어 보여집니다. 약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예전에는 저희의 명분이었는데 이제는 차별성이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원주의료사협의 정체성을 공고히 형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치의 개념을 강화시키거나 건강 검진과 예방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사람들한테 이러한 얘기들이 와 닿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안적인 의료기관을 운영한다는 것 뿐만 아니라 건강을 중심으로 또 다른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원주의료사협의 조합원으로는 어떻게 가입할 수 있나요?

원주의료사협의 조합원이 되려면 의료기관, 조합사무국에서 가입원서를 작성하시면 됩니다. 기본출자금은 50,000원으로 그 이상 출자 하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간단한 절차를 거쳐 조합원이 되면 병원의 주인으로서 11표의 민주적 조합운영과 참여를 할 수 있으며 동거 직계가족이 모두 조합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비보험 진료 시 10~20%의 진료비도 할인해 드리고 있으며 건강소모임, 건강강좌 등 다양한 조합활동에 참여하실 수 있게 됩니다.

저희가 사회적협동조합으로서 좀 더 나아간 측면은 취약계층 방문진료, 빈곤층 의료지원 등 생애주기별 지역사회 건강돌봄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의료는 누가 함부로 소유하지 못하는 공공재적인 성격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가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빈곤층이나 장애인 또는 농촌에 사셔서 진료를 받기 어려운 분들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조합을 운영하면서 힘드셨던 점은 없으셨는지요.

저희 조합이 잘 나갈 때도 있었지만 최근 3~4년 동안에 어려운 시기를 겪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서 정직하게 진료를 보면 적자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임직원분들과 조합원 분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유지가 되었음에도 기존 임직원 분들과 조합원분들이 원주의료사협을 잘 따라와 주시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빈곤층 의료지원 사업과 밝음갤러리 사업 등을 함께 해주셨습니다. 보통 조직에 어려움이 생기면 많이들 그것을 회피하려고 하고 떠나게 되곤 하는데 여기 분들은 남아서 이해해주고 참여해주신 겁니다. 그게 가장 감사하죠. 힘든 과정에서도 함께 하고 있다는 끈끈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원주의료사협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전국에 저희와 뜻을 같이하는 22개의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가 있습니다. 그곳 의료인 34인이 다함께 살리는 건강처방전이라는 책을 지었습니다. 짧은 에세이 형태의 글로 진료 현장에서 경험한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져 건강에 대한 새로운 처방을 내려주고 있습니다. 챕터는 내 안에 의사 깨우기’, ‘의사와 환자가 함께 만드는 건강’, ‘다함께 건강한 세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의사 선생님들이 의료인으로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건강에 대한 조력자라는 의미인 것이죠. 이게 어떻게 보면 저희가 말하는 주치의의 개념과 맞아 떨어지는 겁니다. 혼자가 아니라 환자와 의사가 함께 건강을 만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다함께 건강한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저희 조합이 추구하는 비전과 맞아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약 처방도 중요하지만 실제 건강은 건강처방전으로 지역사회에서 함께 이루어 내야한다는 겁니다. 원주의료사협이 경영적인 면에서 안정화를 시키고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활동을 해나가 저희 조합의 안정감과 색깔을 강화시키는 작업을 하겠습니다.





 

. 김예은. 사진. 원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