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사회적 경제 이야기 [15] - 커뮤니티케어 학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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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실함에서 길을 찾다



하버드 연구진들이 75년 동안 700여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엇이 좋은 삶을 만들까?’라는 주제로 한 추적 연구 결과, 인간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부와 명예’가 아니라 ‘좋은 관계’라고 한다. 너무 뻔한 얘기 같지만, 가족, 친구, 공동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람일수록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았고, 관계에서 ‘친구 수’는 중요하지 않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의 질’이라고 한다. 
한 명의 친구만으로도 관계가 만족스럽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얘기다. 좋은 관계는 우리의 몸뿐만 아니라 뇌도 보호한다. 애착 관계가 긴밀하게 형성된 80대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높은 기억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보면, 방학 때마다 할머니를 따라갔던 고향 마을에는 늘 누런 코를 흘리며 동네 아이들에게 놀림당하는 ‘동네 바보’가 있었다. 몸은 다 큰 어른인데, 여러 가지 부족해 보이는, 그래서 아이들한테 놀림을 당하곤 했지만, 주변에는 항상 놀리는 아이들을 혼내주고 쫓아 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손잡아 끌어다 앉혀 놓고 밥 한 그릇 따뜻하게 먹이고 등 두들겨주는 마을 어른들이 있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보도되는 세 모녀 사건과 같은 가슴 아픈 기사를 접하면서 우리 사회는 돌아갈 곳 없이 너무 멀리 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생명의 끈을 힘없이 놓아버리는 그들 곁에 정말 단 한 사람도 없었다는 말인가? 걱정거리를 나눌 ​사람, 안부를 물어봐 줄 사람, 터놓고 의논할 사람, 희미하지만 애절한 눈빛을 읽어줄 단 한 사람이.우리는 이 험난하고 비정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전력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있는 힘을 다해 살아가는 속에서 우리의 존재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 그 믿음으로 연결된 단 한 명의 누군가가 있다면 좀 더 행복하게,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 누군가는 가족이나 친구일 수도, 공동체에서 만나는 따뜻한 한 명의 얼굴일 수도 있겠다. 일주일에 한 번 정성껏 반찬을 만들어 전해주는 복지관 자원봉사자일 수도 있다. 한 달에 한두 번 방문 진료를 오는 의사나 간호사일 수도 있겠다. 그 누구라도 될 수 있겠다. 
국가가 내놓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기본계획이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국민에게 떠넘기는 모양새는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지만, 이제 더는 시간이 없는 듯하다. 절실한 사람들이, 문제를 느끼고 알고 있는 주체들이 먼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최근 접한 인터넷 기사에 의하면 20대 파산 접수 건수가 2013년 이후 5년 동안 29%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철없는 젊은이들이 유흥비 등으로 빚을 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어려운 가정형편에 있는 청년들이 학자금이나 생활비 때문에 대출을 받고 졸업 후 정규적인 일자리를 얻지 못해 금융서비스에 외면당하고 고금리인 제2, 제3금융권으로 내몰려 결국 개인파산이나 회생절차에 접수를 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의 조카들과 딸 아들, 우리 사회의 청년들이 출발선이 달라서, 아무리 노력해도 지금의 가난을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아서 절망하고 있다. 꽃처럼 빛나야 할 청춘들이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포기하고 있는데, 기성세대인 우리들이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다고 언제까지 체념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국가에 의한 사회복지전달체계가 촘촘하게 운영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만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별로 없다. 그렇지 못한 부분을 절실한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하여 돌봄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협동조합의 태생적 절심함과 그 근본이 맞닿아 있다. 그렇다면 그 해법도 협동조합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마을에 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밤새 안녕한지 서로를 돌볼 수만 있다면~!! 
우리는 지금, 바로 지금,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힘껏 해볼 때이다. 

성찰을 넘어 실천으로!


글 김경숙 사회적협동조합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