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사회적 경제 이야기 [17] - 커뮤니티케어 학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6-26
첨부파일 사회적_경제_이야기_17.jpg 조회수 2,867

모두가 행복한 지속가능한 사회적 돌봄에 대하여~

사회복지에서는 클라이언트를 가리켜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스스로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돌봄이 필요한 사람. 사실, 우리는 누구나 혼자는 살 수 없는 존재이며 사회의 도움 없이는 단, 하루도 살기 힘들다. 물론, 조금 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돌본다는 것은 무엇이며 잘 돌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혹자는 돌본다는 단어에 대해 강자가 약자를 돌본다는 의미 같다고 불편하다고 말한다. ‘돌봄’이 아니라 ‘섬김’이나 ‘모심’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나는 ‘모심’ ‘섬김’이라는 단어도 선뜻 쓰기가 어렵다.
우리가 과연 타인을 지속적으로 한결같은 마음으로 잘 섬기고 모시는 것이 가능할까? 글쎄, 나는 별로 그렇게 훌륭한 사람은 못되는 것 같다. 사실,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섬기고 모실 자신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돌봄은 가지고 있는 재능과 에너지와 자원의 일부를 타인과 공유하고 나누는 정도일 것 같다. 그러면서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서로 성장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10년 전에 비해 원주도 점점 더 소득 수준의 정도에 따라 구도심과 아파트 중심의 신도시 간의 부익부 빈익빈의 블럭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는 특히, 아이들을 돌보는 것에 좀 더 관심이 있다. 아이들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의․식․주, 교육, 정서지원 등이 필요하다. 이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많이 부족하게 되면 잘 성장하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결핍과 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인 돌봄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복지사로 일할 때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과 양육자들을 많이 만났다. 아이의 분유 값이 없다며 돈을 꾸어 술을 사 먹는 아버지, 생활비로 인스턴트 음식만 사 먹는 당뇨가 심한 젊은 어머니, 3명의 아이들을 양육할 수 없어 장애를 가진 셋째는 시설로 보낸 어머니, 선천적 장애를 가진 손녀를 돈이 없어 병원에도 잘 못 데려가고 손주가 좋아하는 고기를 못 사줘서 속상하다는 조모 등이 생각이 난다.
그 당시 나는 자원과 교육을 제공해도 이들이 사회복지사가 생각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과 처리해야 할 너무 많은 행정서류 등의 작업으로 인해 점점 몸과 마음이 지쳐갔던 것 같다. 
이들의 삶이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자원과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것을 가능하게하기 위해서는 관중심의 행정적인 돌봄이 아니라 마을 단위의 돌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정적 절차는 최소한으로 하고 관리는 실무자와의 간담회를 통해 직접 이들의 이야기와 고충을 들어 행정에 반영하면 좋겠다.
그리고 돌보는 사람들이 간과해서 안 될 것은, 사람은 누구나 다 각자 자기 인생에서는 제일 전문가라는 것이다. 타인은 그저 타인일 뿐. 그래서 반드시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 그들의 삶을 존중해야 한다. 타인은 그저 도움의 선택지를 제시할 뿐, 자기 자신이 그것을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사회복지사의 말대로 다 하지 않고 각자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하니 우리가 다 책임질 필요도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들이 어떤 것을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는 것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며 그것에는 반드시 그만한 이유와 사연이 있다. 우리는 항상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이웃으로 동반자로 있을 때 모두가 행복한 지속가능한 사회적 돌봄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윤은주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진로교육센터 새움

‘협동조합에서 바라보는 돌봄’ 학습을 마치며
1회 차 강의 <지역복지 사업으로 시작하는 커뮤니티 케어의 사례와 과제> 강의를 들으며, 재학시절 지역사회복지론 수업을 받던 때가 기억났다.
첫 수업시간에 담당 교수님께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문제 20개를 찾아보는 과제를 주셨다. 생활하는 데 있어 불편 없이 지내던 때라 ‘20가지를 어떻게 찾지?’ 하고 걱정을 했었는데, 주의를 기울여 찾다 보니 소소한 문제부터 시작해서 20개를 쉽게 찾아 제출할 수 있었다. 그 과제가 내 주변에 대해 살펴보고, 사회문제를 인식하게 된 첫 번째 계기였다.
다음 과제로는 찾아낸 지역사회문제 중에 주변인들과 협동하여 해결할 수 있는 기획안 및 결과보고서 만들기였다. 동일한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구성원들과 함께 해결점을 찾아가기 위한 지속적인 협동체를 만들어 보는 것이었다. 한 학기동안 이 과제를 하면서 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눠보고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논의도 해보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내가 살고 있는 공동주택 주변을 돌며 다양한 형태의 문제와 해결을 위해 한동안 분주히 활동했었다. 
공동주택 거주자가 다수인 이때 매일 들려오는 안내방송 중 하나가 층간소음과 금연에 관한 입주민에 대한 주의사항이다. 서로 인사하며 소통하는 관계에서는 얼굴 붉힐 일이 적지만, 안면 없이 지내는 관계에서 작은 일은 사건화 될 정도로 큰 불화를 일으키는 일이 적지 않다.
김승수 강사님의 지역복지 사업으로 시작하는 커뮤니티 케어의 사례와 과제 강의를 통해 각자의 공간에서 고립된 이웃들과 소통 할 수 있는 창구를 찾기 위해 한동안 활동하지 않았던 부녀회 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나는 실천하려 한다.
글 윤숙향 갈거리 사회적협동조합

원주생협에서 바라보는 돌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지나간 한해는 ‘다사다난’했던 한해로 기억되는 것 같다. 내게 있어서도 2019년은 많은 새로운 경험과 생각을 하게 하는 큰 변화의 시간들이었다. 생활협동조합, 협동조합, 돌봄, 자립, 사회적 경제 등등 스치듯 지나가던 단어들이 일상이 되어 나의 생각과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생활자립지원 네트워크 구축과 지역포괄돌봄특별위원회에 참여하면서 커뮤니티 케어에 대해 정말 많은 조직과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음을 알았다. 내가 몸 담고 있는 원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도 돌봄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내/외부적으로 많은 논의를 하고는 있지만, 사업을 구체화시키고 진행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커뮤니티케어 교육 ‘협동조합에서 바라보는 돌봄’은 시의적절한 교육이었고 돌봄의 방향성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고령화 시대, 1인 가구 증가, 저출산, 복지의 사각지대 등 많은 정보를 통해서 돌봄의 필요성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몇 년 전부터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는 있으나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정책이나 사업은 미흡한 상태이며 지속성이 담보되지 못한 단발적이고 개별적인 활동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다.
정부와 지자체도 돌봄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고는 있으나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선거를 통해 당선된 선출직 기관장들의 임기나 전임자의 정책 승계 여부 등 기본적인 한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돌봄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사회적 경제조직들이 정책의 수립단계부터 참여하여 사업의 분야, 방향성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고 관철시키는 활동들이​필요해 보인다. 또한 사회적경제 조직들도 분야별 개개의 조직들이 네트워킹을 통하여 조직의 강점은 살리고 부족한 부분은 상호 보완하는 방향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이번 교육을 통하여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 조직과 조직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는데 현재의 우리사회가 사회적 신뢰가 낮은 편이며 사회적 신뢰를 만들고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빨리빨리’와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보다 여유롭게, 긴 시간이 필요해도 천천히 신뢰를 구축하고 담론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며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하는 사업과 단기에 마무리해야 하는 사업을 잘 구분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올해는 원주생협이 창립 31주년을 맞는 해이다. 31년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활동적이던 3,40대 조합원들은 60대의 노년층이 되어가고 있고 생산자분들도 얼굴의 주름과 거친 손마디가 지나간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이것이 원주생협이 돌봄에 대하여 고민하고 논의를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긴 역사가 돌봄 사업의 필요를 절실하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진 못하고 있으며 이제부터 지역 내의 사회적 경제조직들과 연대하여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려고 한다. 돌봄사업을 진행하면서 재정적 부분이 많은 걸림돌로 작용하는데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과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야겠다. 우리의 사회적 필요를 설명하고 제안해서 함께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간다면 조금 더 안정적으로 돌봄을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돌봄의 필요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활동 방향을 설정해서 지역사회와 원주생협이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글 구경모 원주소비자생활협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