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기획 - 사회적 농업을 말하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7-24
첨부파일 사회적농업.jpg 조회수 2,475

돌봄 농업, 녹색 농업, 건강을 위한 농업


글 싣는 순서

1️⃣ 사회적 농업 협업농장의 출발
2️⃣ 유럽에서 실천되는 사회적 농업
3️⃣ 5년 이후의 협업농장

사회적기업 원주생명농업이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5년 동안(2020년~2024년)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를 포함한 7개 회원단체(원주노인생협, 갈거리사회적협동조합, 성공회 원주나눔의 집, 원주의료사협, 플라워럼프, 원주생협, 지인누리)와 함께 협업농장 운영과 농촌지역 고령자 및 협업농장 참여자 돌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합니다. 이 사업은 협업농장 운영과 연계 돌봄 프르그램 등 농업 활동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게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정신건강 증진과 더불어 지역의 다양한 주체 간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농촌공동체 활성화를 유도하는 게 목적입니다. 농림축산부와 원주시에서 사회적 농업 활동 운영비, 사회적 농업 조직과 지역사회의 네트워크 구축비, 사회적 농업 활동에 따른 시설비를 연간 6,000만 원(총 3억)을 지원하게 됩니다. 5월부터 11월까지 지역조사 및 사회적 농업 인식개선 활동, 협업농장 운영, 돌봄 프로그램, 사회적 농업 선진사례 연수, 지역 네트워크 구축 등의 다양한 활동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5년 동안의 사업을 통해 농업인을 중심으로 사회적 약자와 농업 생산 활동 등을 통한 돌봄·교육·고용 효과를 도모, 5년 후에는 자립적인 영농지원센터와 농촌형 커뮤니티케어센터를 상시 운영체계 구축을 목표점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원주에 사는 즐거움>에서는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사회적 농업(social farming)의 의의와 정책 방향 등을 3차례에 걸쳐 연재해 조합원 단체와 조합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유럽에서 실천되는 사회적 농업’에 대해 실었습니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삶의질정책연구센터장님이 지난 2017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사회적 농업 토론회 <사회적 농업 실천 사례와 정책 방향>에 발표한 글에서 발췌했습니다.

유럽에서 실천되는 사회적 농업
유럽에서 사회적 농업은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유럽의 농촌 지역에서는 장애인, 미성년자, 이주민 등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농업 활동에 참여시키면서 지역사회에 통합시켰다. 사회 연대, 사회 부조, 사회 통합에 기반을 둔 자연스럽고 당연한 실천이었으며 사회적 농업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선구적인 실천에 정책 함의가 부가된 배경에는 두 종류의 계기가 있었다. 다기능 농업을 지향하는 정책 변화와 복지국가 체계(welfare state system)의 변동 조짐이다. 그런 배경에서 사회적 농업은 일반적으로 고용, 돌봄, 교육 등의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서 농업에 주목한다. 그리고 사회적 농업 실천 현장에서 농업인 사회복지 관련 행위자(조직), 공공 기관들이 협력해 지역사회(community) 복지체계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수반하는 때가 많다. 다양한 주체들이 새로운 관계를 맺어 사회 문제1)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려는 시도라는 관점에서 볼 때 사회적 농업은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 기획의 일종으로도 이해된다.
1) Iacovo는 사회적 농업이 농촌의 사회혁신 기획의 일종이 될 수 있음을 역설하면서 유럽연합 회원국농촌에서 사회혁신으로 대응해야 할 위기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 바 있다. “농촌 지역은 자원 고갈 심화, 먹거리에 대한 요구 증대, 인구 변동, 활용할 수 있는 공적 자금 부족 등으로부터 촉발되는 긴급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 같은 위기에 대응하려고 유럽연합은 사회혁신과 체제 이행(transition)에 초점을 맞추어왔다” . (Iacovo 등,2014:344). ​

다양한 실천
유럽에서 실천되는 사회적 농업의 유형은 목적 운영 주체의 특성 등에 따라 다양하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여러 가지 유형을 관찰할 수 있다. 국가별로 문화, 사회구조, 지역사회의 필요에 따라 발전 경로와 주요 실천 유형이 다르다. 돌봄 농업, 녹색 돌봄(green care), 건강을 위한 농업(farming for health)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린다.
목적에 따라 실천 유형을 구분하면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돌봄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농장이나 단체가 돌봄 서비스 제공자가 된다. 국가에서 지정한 돌봄 서비스 대상자나 지역사회에서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농장에서 작물을 재배하거나 가축을 돌보는 활동에 참여한다.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일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농업 활동 (Day-Care Center)에 참여하거나 병원, 요양 시설 등의 보건복지 관련 기관에서 농업 활동을 재활 치료 프로그램으로 활용한다. 돌봄 서비스 이용자들은 농장이나 단체에 고용된 것이 아니며 농업 생산과 관련한 임금을 지급받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농장이나 단체가 국가나 개인으로부터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를 받는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플란더스(Flanders) 지방의 돌봄 농장, 독일의 보호작업장(sheltered workshops), 프랑스와 아일랜드의 재활 치료 농장(therapeutic farms),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동조합 A유형이 여기에 해당하며 사회적 농업이 실천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보건복지 관련 공공 기관이 돌봄을 목적으로 농업 활동을 활용하는 사례는 빈번하게 목격된다.
고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농장이나 단체가 고용주가 된다. 지적·지체 장애인, 장기 실업자, 이주민 등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농업 활동에 고용하거나 직업 연수생으로 받아들이고 임금을 지급하며 임금의 일부를 국가 보조금으로 충당하는 특별 계약을 맺거나 세제 혜택을 받는다. 프랑스의 사회 통합 농장(social inclusion gardens),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동조합 B유형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농장이나 단체가 교육 기관이 된다. 주로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며, 농장 일상, 건강한 먹거리, 자연 등을 주제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학습 장애 아동과 학교생활 부적응자가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프랑스의 교육 농장(pedagogic farms)과 독일의 학교 농장(school farms)이 활성화되어 있다. 벨기에, 네덜란드,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에서도 교육을 목적으로 농업 활동을 활용하는 사례는 종종 있다,
실천 유형은 실천 조직의 형태나 구성원 등 운영 주체의 특성에 따라서도 구분된다. 실천 조직의 형태는 제3섹터, 민간 농장, 공공 기관으로 나뉜다. 제3섹터 조직은 사회적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종교 및 자선 단체, 민간 사회복지 기관 등을 포함한다. 조직에서 농장을 보유하고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의 불리한 여건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고용하거나 보호 작업장을 운영하며,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가에서는 직간접적으로 제3섹터 조직의 활동을 지원한다.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동조합, 프랑스의 사회 통합 농장과 재활 치료 농장, 독일의 보호 작업장,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민간 사회복지 기관에서 운영하는 농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민간 농장은 농업 분야에 종사하는 개인 농가, 농업 법인, 농업 협동조합 등을 포함한다.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농업 생산 활동에 고용하는 실천들이 주를 이룬다. 주간 보호 성격의 돌봄 ​서비스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돌봄 농장, 이탈리아의 민간 농장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보건복지, 교육 관련 공공 기관이 직접 농장을 운영하며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기도 한다. 아일랜드의 재활 치료 농장이 대표적이며, 다른 국가에서도 공공 기관이 실천하는 사례가 있지만 그 수는 제한적이다. 실천 조직의 구성원 특성에 따라 실천 유형을 가족 기반, 지역사회 기반, 전문가 기반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가족 기반은 가족농이 종교, 자선, 소득 다각화 등의 개인적인 동기로 실천한다. 네덜란드, 벨기에의 돌봄 농장이 전형적인 가족 기반 실천 유형이다. 지역사회 기반은 지역사회 안에서 종교와 사회 이념 등에서 동일한 이상을 가진 사람들이 조직을 이뤄 실천한다. 이탈리아의 사회적 협동조합 캠프힐(Camphill)이나 종교 단체가 주도하는 독일과 아일랜드의 사례, 프랑스의 사회 통합 농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문가 기반은 돌봄 및 교육 분야의 전문가를 직원으로 두고 있는 전문 사회복지 기관이나 공공 기관에서 실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탈리아
1970년대까지 이탈리아 정부는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의 취약계층에게 적절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였다. 1978년에는 정신병원을 폐쇄하였고, 취약계층에 대한 재활 치료, 돌봄 서비스 등의 책임을 지방 정부(regional governments)로 이양하였다.
이 과정에서 농촌 지역의 취약계층은 방치되었고, 일부 뜻이 있는 개인이나 지역사회 조직이 농업 활동에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농업 자원을 활용하여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1990년대 들어 이탈리아 정부는 전통적인 복지국가 개념을 탈피하고,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방식으로 공공서비스 제공의 기본 방향을 전환한다. 1978년 이후부터 이미 많은 지역사회 조직이 지방 정부, 지방자치단체(municipalities) 등의 지역 공공 기관과 협력하여 지역사회 내에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였으며, 대다수가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었다. 정부는 기존의 민관 협력 관계를 체계적으로 재편하고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 조직의 지위와 활동을 법적으로 보장하려고 1991년에 사회적 협동조합 법을 제정하였다. 이때부터 많은 지역사회 조직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등록하고 지역 공공 기관과 공식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여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았다. 법에서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돌봄과 교육 서비스(재가 복지, 주간 보호 센터, 요양 시설, 아동 돌봄 시설 등)를 제공하는 A유형과 농업, 제조업, 상업, 서비스업 등의 각종 사업을 하면서 취약 계층을 고용하고 이들의 노동 통합을 지원하는 B유형이 있다. B유형은 경관 및 공공시설 관리 등의 공공 일자리 분야에도 우선권을 가지고 참여한다. 사회적 협동조합 A유형의 조합원은 돌봄 및 교육 전문가 직원, 자원봉사자, 서비스 수혜자로 구성된다. 사회적 협동조합 B유형은 일반 직원, 취약 계층 직원, 자원봉사자, 이용자 등으로 구성된다. 법적으로 B유형은 전체 조합원의 30%이상이 취약 계층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자원봉사자가 50%를 넘어서는 안 된다. A유형과 B유형이 혼합된 사회적 협동조합이 다수 존재하며 지역사회 내에서 2~3개의 사회적 협동조합이 협력하여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일반적으로 농촌 지역의 사회적 협동조합들이 농업 자원을 활용하여 돌봄 및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농업 활동에 취약 계층을 고용하는 것을 두고 사회적 농업이라 한다. 최근에는 민간 농장(농업 협동조합, 농업 법인, 개인 농장)의 실천 사례 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고, 지역의 보건복지 기관, 교도소, 농업 기술 센터 등이 직접 농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탈리아에서 사회적 농업의 실천 유형은 운영 주체와 활동 내용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첫 번째는 사회적 협동조합 A유형이 지역 공공 기관과 계약을 맺고 기관에서 관리하는 돌봄 서비스 대상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 주로 주간 보호 센터와 요양 시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농업 자원을 활용하여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직접 농장을 운영하거나 지역의 다른 농장과 협력한다. 두 번째는 사회적 협동조합 B유형 또는 민간 농장이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직업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태이다. 지역 공공 기관에서 지정한 직업 재활 치료 대상자가 사회적 협동조합 B유형의 농장이나 민간 농장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다. 세 번째는 사회적 협동조합 B유형 또는 민간 농장이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직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태이다. 유럽 연합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 지역 공공 기관에서 지정한 대상자를 교육생으로 받으며, 교육생은 최대 2년간 농업 직업 연수를 받는다. 앞에서 제시한 돌봄 서비스, 직업 재활 치료 및 직업 교육 프로그램 등은 지역 공공 기​관에서 직접 농장을 운영하면서 제공하기도 한다. 네 번째는 사회적 협동조합 B유형 또는 민간 농장이 취약계층을 고용하여 노동 통합을 추구하는 형태이다. 지역 공공 기관과 협의하여 특별 고용 계약을 맺고 임금을 지원받는다. 다섯 번째는 사회적 협동조합 B유형 또는 민간 농장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농촌관광 사업을 하거나 농장 일상, 건강한 먹거리, 자연 등을 주제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태로 주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다. 여섯 번째는 사회적 협동조합 A유형이 지역 공공 기관과 계약을 맺고 농업 활동을 매개로 아동 돌봄 시설을 운영하거나 재소자, 약물 중독자 등을 대상으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
2015년 기준으로 이탈리아에서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사례는 1,090 개로 추정되며, 이중 사회적 협동조합이 약 40%, 민간 농장이 31%이다. 또한, CREA(이탈리아 중앙정부 출연의 농업·농촌 분야 연구기관)에서 수행한 사회적 농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고용을 목적으로 실천하는 사례가 7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2010년과 2015년 사이에 시작한 사례가 30%로 최근 사회적 농업 실천이 민간 농장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네덜란드
1990년 후반까지는 소수의 민간 농장이 종교 및 자선의 목적으로 지역사회에서 불리한 여건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농업 자원을 활용하여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사회적 농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었다. 당시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고 있던 민간 농장들은 사회적 농업의 필요성을 사회에 널리 알리고,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의 공신력을 높이려고 중앙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였다. 중앙 정부 관계자, 농업인, 사회적 농업 관련 이해관계자 등이 모여 사회적 농업의 필요성과 발전 전략을 논의하는 국가 회의를 개최하였고, 중앙 정부의 농림부와 보건복지부가 사회적 농업에 큰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농림부는 집약적 농업 생산에 따른 환경오염과 동물 복지 문제에 대한 국민 인식을 전환하고,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는 방안으로 관심을 가졌다. 보건복지부는 취약 계층을 사회에서 격리하여 폐쇄적인 기관에서 돌보던 것을 사회 통합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하려고 관심을 가졌다. 이를 기점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사회적 농업에 대한 국가 지원이 증가하고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농장 간에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지금은 많은 농장들이 전문화되어 국가 보건복지 체계 안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를 지급받는다. 네덜란드에서 돌봄 서비스 제공에 전문화된 농장을 돌봄 농장(care farms)이라 부른다. 대부분 축산업과 원예업에 종사하는 가족 기반의 민간 농장이다. 돌봄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하루 20~3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장부터, 농업 활동을 주로 하면서 소수 인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농장까지 서비스 제공 수준은 다양하다. 대부분 주간보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적·지체장애인, 정신질환자, 경증 치매 노인, 장기 실업자, 번아웃 증후군 환자, 발달장애 아동 및 청소년 등 서비스 대상 그룹은 다양하다. 네덜란드에서 사회적 농업의 실천 유형은 돌봄 서비스 제공 절차에 따라 분류한다. 첫 번째는 돌봄 농장이 지역의 사회복지 기관이나 요양시설 등의 돌봄 기관과 계약을 맺고, 기관에서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 돌봄 기관은 기관 이용자들에게 농업 활동을 일과 프로그램으로 제공하며, 농업 활동을 선호하는 이용자를 선별하여 돌봄 농장에 보낸다. 돌봄 기관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 농장에 계약에 따라 대가를 지급한다. 두 번째는 돌봄 농장이 현금 급여 수여자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 국가에서 지정한 돌봄 서비스 대상자들 중 일부는 국가에서 지정하는 돌봄 기관을 이용하지 않고, 현금을 지급받아 개인적으로 원하는 돌봄 서비스를 선택하여 제공받고, 대가를 서비스 제공자에게 직접 지불한다. 돌봄 농장은 현금 급여 수여자와 직접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세 번째는 국가에서 장기요양 돌봄 기관으로 인정한 돌봄 농장 지역협회가 국가에서 지정한 장기요양 돌봄 서비스 대상자와 직접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 협회에 소속된 돌봄 농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 번째는 돌봄 농장이 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맺고 지방자치단체나 청소년복지국(Youth Welfare Office)에서 지정한 돌봄 서비스 대상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서비스 대상자의 선호도와 상태를 고려하여 돌봄 농장과 이들을 연결해 준다. 
다섯 번째는 돌봄 농장 이외의 돌봄 기관이나 주간 보호 센터가 농장을 보유하고 운영하면서 농업 활동을 활용하여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 1998년에 네덜란드에서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돌봄 농장의 수는 75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로 국가 지원이 늘어나고 돌봄 농장 네트워크가 활발해지면서 돌봄 농장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외연이 보건복지 시스템 전반으로 확대되었다. 돌봄 농장의 수는 급증하여 현재 네덜란드 전역에 1200~1400개의 돌봄 농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벨기에 플란더스
벨기에 플란더스 지방에서는 오래전부터 사회 연대에 기반을 두고 일부 뜻이 있는 농장에서 농업 활동에 취약 계층을 고용하거나 농업 자원을 활용하여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최근에는 가족 기반의 민간 농장이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데, 주로 소수의 인원(1~3명)에게 주간 보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돌봄 서비스 대상자가 일과 시간 동안 농장의 일상적인 농업 활동에 참여한다. 장애 아동, 학습 장애 학생, 정신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2000년대 들어서 이와 같은 실천 유형이 등장하였으며, 벨기에에서는 이를 두고 녹색 돌봄(Green Care)이라 부른다.
 



가장 흔한 사회적 농업 실천은 지역의 돌봄 기관과 민간 농장의 협력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농장은 ​지역의 사회복지 기관이나 요양 시설 등의 돌봄 기관과 1:1로 관계를 맺는다. 돌봄 기관은 농장에 1~2명의 돌봄 서비스 대상자를 보내고, 이들은 농장에서 일과 시간 동안 일상적인 농업 활동을 수행한다. 기관은 관리 대상자들이 농장에서 이상 없이 지내는지 확인하고 후속조치를 한다. 전문화된 돌봄 서비스 제공에 대한 부담이 없고 농업 생산 활동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많은 농장들이 선호하는 유형이다. 돌봄 기관이 민간 농장의 공간을 활용하여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농장은 장소만 제공하고 프로그램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돌봄 기관이 보유하고 운영하는 농장에서 직접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2003년에 플란더스 지방에서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농장 수는 46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5년부터 정부 지원이 시작되고 2004년부터 중간지원조직인 플란더스 녹색돌봄 지원 센터(Steunpunt Groene Zorg)가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실천 사례 수는 급격히 증가하였다. 인접 국가인 네덜란드에서의 돌봄 농장 확산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 2016년에는 901호의 농가가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유럽에서 사회적 농업에 대한 정책 지원은 국가별로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사회적 농업 실천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정책 지원이 제한적인 국가가 있는 반면에, 정부가 사회적 농업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직간접적인 지원을 확충하여 실천이 빠르게 확산되는 국가들도 있다. 유럽 연합 차원에서는 사회적 농업을 농촌 지역의 사회 통합과 농가의 다면적 경제 활동과 관련한 주요 의제로 다루며, 유럽 연합 회원국들은 국가별 농촌 개발 프로그램을 수립할 때 사회적 농업에 대한 지원 내용을 포함할 수 있다. 사회적 농업은 다루는 분야가 돌봄, 고용, 교육 등으로 광범위하여 국가의 보건복지, 고용, 교육 제도 안에서 정책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사회적 농업을 지원하는 제도적 여건을 갖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여건을 갖추기까지 이를 지원하는 조직과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사람들 간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일부 국가에서는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농가에 직접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유럽에서 사회적 농업에 대한 정책 지원이 잘 이루어지는 나라로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를 꼽을 수 있다. 이탈리아는 사회적 협동조합과 관련한 법·제도 안에서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의 활동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국가에서 사회적 농업 지원과 관련한 법도 따로 제정하였다. 네덜란드는 돌봄 농장을 여러 가지 돌봄 기관의 유형 중 하나로 간주하며, 국가에서 지정한 돌봄 서비스 대상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가를 지급받는 체계가 구축되어 있다. 벨기에의 플란더스 지방은 정부의 농촌개발 예산으로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는 농장에 보조금을 직접 지급한다.


〈 호저면 협업농장에서 사회적 농업을 실천하고 있는 참여자들 〉


글·정리 <원주에 사는 즐거움> 편집부
사진 원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