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길 위에서 얻는 소통과 연대, 나눔의 행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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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삶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여행을 통해 소통과 연대, 나눔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곳이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여행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청소년여행 전문 ‘길터여행협동조합’이 바로 그곳. 2012년 원주권 청소년 대상 ‘주말여행학교’로 시작해 2013년 길 위에서 삶을 배우는 청소년여행학교 ‘길배움터’를 열었다. 이후 2014년 여행길잡이 10명이 주축이 돼 ‘길터여행협동조합(이하길터)’을 설립했다. 길 위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값지다는 것을 알고 이를 보다 많은 여행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특히 중·고교 시절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수학여행의 경우 기존 수학여행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것은 진부고 학생들과의 제주도 수학여행이다. 아이들도 ‘독특하다, 새롭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수학여행은 관광지 위주가 아닌 마을 투어로 진행됐다. 모두 같은 일정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을 높여주기 위해 몸을 깨우는 여행(자전거&힐링워킹), 여행지에서의 생활(식의주 자립 능력), 길 찾기 여행(자신 알기&세상알기), 여행 전·후 공부(스스로의 배움) 등을 실천한다. 특히 길터는 청소년의 교육적 여행,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소통 여행, 소외계층과 함께하는 나눔 여행, 40~50대 정신적인 쉼과 건강한 삶을 위한 힐링 여행을 추구한다. 길터의 지향점은 자신감과 집중력을 키워 ‘나’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자아존중감을 높여 행복한 나를 만날수 있도록 한다. 또 소규모 여행을 통해 서로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벗과 동행하며 공감하는 여행, 가정의 소중함과 가족 같 친밀함 형성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길터여행협동조합의 철학과 지향
초·중·고·대 ‘풀코스’를 마치고도 자신의 앞가림을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이제 누구나 아는 것처럼 돈만 있으면 들어갈 수있는 대학도 허다하기 때문에 대졸학력이 이전처럼 진로를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소위 SKY(이런 식의 지칭 자체가 참 껄끄럽다만)정도 나와야 어디 이력서라도 꿀리지 않게 넣어볼 수 있는 시대이며, 여기 출신이라 하더라도 갖가지 스펙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영어에 각종 대회 수상경력 등을 추가하기 위해 밤낮없이 눈에불을 켜고 달려가는 시대이다.
초등학교, 아니 유치원, 아니 뱃속에서부터 영어를 들으며 공부하기 시작해서 늦어도 중학교부터는 오직 명문대가 유일한 목표가 되고 대학에 들어가면 또 대기업, 공무원, 전문직 등을 목표로 경쟁에 돌입한다. 언제나 경쟁체제에 들어가 있는 경주마가 되어 달려가는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종착점은 어디일까?
아니 종착점이 있기나 한가? 목표지점은 비슷한데 달려가는 사람들은 많으니 달려가면서도 불안하다. 소수 특출한 이들이 아닌 한 불안할 수밖에 없다. 불안은 지금 이 땅에서 시대정서라 할 수 있으며 지금의 비인간적인 경쟁체제가 유지되는 토대에는 이 불안이 있다.
부모가 직접 대학에 대해, 미래에 대해 닦달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다 느낀다. 지금 이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각종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보여주듯 무언가 특출난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미래가 두렵고, 자신의 한계에 부딪쳤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 현실이 슬프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면 도태될까봐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많은 이들이 가는 길을 뒤질세라 간다. 마치 그림책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나오는, 서로를 밟고 더 높이 가려는 애벌레들처럼. 남들보다 ‘먼저’는 권장되지만 남들과 ‘다르게’는 의심스런 눈길을 받는다. 내 주위가 다들 그러하니 세상이 다 그런 줄 알고,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상상하기도 어렵고 상상하더라도 발길을돌리기 어렵다.

하지만 한 발 벗어나 보면 또 다른 세상이다. 한국에서도 주류의 경쟁적인 삶의 양식을 벗어나 자신의 내적인 충만함과 행복을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곳저곳에 의외로 꽤 존재하며 조금 더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면 한국의 상황이 오히려 특수 하다고 할 수 있다. 꼭 잘 살지 않더라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이 안 되더라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자신의 삶을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많다. 티베트 사람들은 옷차림도 누추하고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지나가는 낯선 이를 보면 집안으로 들여 차 한 잔을 대접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나누다 밥 때가 되면 밥도 나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돈을 대기업 직원들처럼 벌지 못해도, 사람답게, 행복하게 사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을 한국에서 벗어나 여행하다 보면 느끼게 된다.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이 자신과 이 사회를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을 기를 수 있다면, 무조건 남들 가는 길로 자신을 내모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신의 내면의 결을 따라 자신에게 맞는, 남들과는 다른 길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객관화에는 여행이 좋은 계기가 된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낯선 공간에서 자신을 발견할 때 비로소 나와 다른 이들,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이 새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세상을 보는다양한 시각을 허하라! 여행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길을 걸을 수 있는 힘을 길러주자.


주요 여행지와 활동
자전거여행의 경우 섬강·동강, 남한강·북한강, 대관령 등 고개, 인천~부산 국토종주, 동해안과 제주 여행 등이 있다. 걷기는 예천의 모래강 내성천을 비롯해 문경의 천년 옛길 맨발로, 충주의 아름다운 비내길이 있다. 치악산과 소금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은 물론 인간의 발길이 멈춘 비무장지대(DMZ),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울릉도, 동학기행 등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알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길터여행협동조합은 그동안 인천~부산까지 1차 자전거 국토종주를 시작으로 지리산 종주를 비롯해 울릉도와 독도를 탐방하고 부모와 자녀가 떠나는둘이서 여행을 진행했다.
또 원주~제주 간 자전거 여행을 21박22일로, 여행을 주제로 한연극여행, 고성~파주 간 자전거 DMZ를 진행했고, 압록강~백두산~두만강 여행을 12박13일로 다녀왔다. 2차 자전거 국토종주로 원주~부산을 다녀왔고 섬강 자전거여행을 했다. 지리산~추풍령의 백두대간을 17박18일로 떠나기도 했다. 2015년에는 진부고 학생들과 기존과는 다른 수학여행을 제주도로 다녀와 호평을 얻었다.

내성천 순례
(출처 길배움터 http://cafe.daum.net/learningontheroad)
글. 사진. 길터여행협동조합